'反盧'를 '反李'로 만들고 싶지만…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2.05 12:20
'BBK'가 대선판을 다시 짜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BBK+검찰'이다. 'BBK' 관련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구도가 정리될 것이란 기존 전망은 약간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무혐의=이명박 완승' '의혹=이명박 흔들' 등의 예견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무혐의'란 면죄부를 받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대세론'을 굳힐 태세다.

기존 시나리오대로 가는 게 최상이다. 오히려 '정치 공작' 등을 강조하며 역공까지 준비 중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고발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BBK 관련 의혹만 벗어 던지면 대선은 쉽게 끝난다는 게 한나라당 내부 판단이었다. 이명박 후보 핵심 측근은 "이 후보와 BBK가 무관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이제는 대선 승리만 남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 많이 다뤘지만 BBK 자체가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자신했다.

반면 'BBK 역전극'을 노렸던 범여권으로선 답답하게 됐다. 'BBK 수사 결과 발표→범여권 단일화→대선 신승' 의 그림이 어긋난 꼴이 됐다. 그렇다고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만만찮다. "어차피 구도 변화가 필요할 때 적절한 변화가 생기게 됐다"(신당 한 의원)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그간 "BBK를 둘러싼 공방을 해왔지만 이제부턴 이명박 대 반 이명박, 부패 대 반부패의 구도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경우 신당이 당론으로 발의키로 한 '이명박 특검법'이 촉매제가 될 듯 하다.

이미 민주노동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등이 긍정적 의사를 보이고 있는데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까지 가세할 판이이서 '반 이명박' 틀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럽게 2주일 남은 선거 기간 내내 '이명박이냐 아니냐'는 확실한 전선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범여권의 생각.

범여권 한 인사는 "이명박 후보가 독주한 것은 노무현이냐 아니냐의 프레임 덕분이었다"면서 "이제 남은 기간은 이명박 프레임에서 진행될 것이고 구도와 전선이 확실해지면 우리측 지지층도 더 결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이런 기대가 현실화될 지는 미지수다. 범여권의 투쟁이 힘을 얻으려면 이명박 후보는 물론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불신'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동력'이 시원찮다.
게다가 이미 "게임은 끝났다"는 대세론과 범여권내 패배주의가 워낙 팽배해 '동력'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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