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월가 빅5', 일제'강등' 수모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2.05 06:45

투자등급하향에 금융주 약세...신용 우려 확산 계기

끊임없이 증시를 짓누르는 '서브 프라임' 악재가 이날도 지속됐다.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금융회사들의 순익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경기가 '침체'단계로 들어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5.84포인트(0.49%) 하락한 1만3248.73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63포인트(0.65%) 떨어진 1462.79로 마감했다.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지수는 17.30포인트(0.66%) 밀린 2619.83으로 장을 마쳤다.

씨티그룹을 비롯한 5대 투자은행들의 순익전망 하향 발표가 잇따르면서 금융주 약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ING 투신운용의 투자전략가 브라이언 젠드로는 "상장기업들의 4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금융 주택 등 소비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부문의 영향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이날 3대 지수는 한번도 전날대비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장중 최저가 수준에서 장을 마치는 부진을 보였다.

유가하락과 일부 업종의 실적 호전 전망이 시장 급락을 방어하는 안전판이 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주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도 매도공세를 축소시키는 역할을 했다.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도 60%로 높아진 상태이다.

◇ 세계 5대 투자은행 등급 '일제 하향'

5대 투자은행들에 대한 부정적인 순익 전망이 잇따르면서 금융주가 주가 하락의 선봉에 섰다.

JP모간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추가 손실이 예상되고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부진해 순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 4대 투자은행(IB)의 2008 회계연도 순익 전망을 일제히 하향했다.

목표주가는 골드만삭스는 기존 23.50달러에서 22.57달러로, 리만 브러더스는 7.35달러에서 7.03달러로 하향됐다. 메릴린치와 모간스탠리도 각각 8.05달러, 7.05달러에서 7.82달러와 6.35달러로 낮췄다.

이와는 별도로 UBS는 미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의 순익 전망을 하향했다. 역시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이 이유가 됐다. UBS는 씨티그룹의 주당 순익 전망치를 기존 4.25달러에서 3.70달러로, 12개월 목표주가 역시 7.35달러에서 7.03달러로 내렸다.

이 여파로 골드만삭스가 5.1% 급락했고 베어스턴스는 4.9% 하락했다. 리만 브러더스는 2.9% 떨어졌고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도 각각 1.5%, 3.27% 밀렸다.

주가하락 촉매가 된 JP모간 역시 2.3% 빠졌다.

◇ 노키아 약세, 기술주 반등시도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의 주가 약세도 시장에 불안요인이 됐다.
노키아는 이날 2008 회계연도 순익 전망 발표 보고서에서 휴대폰 가격 내림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키아 주가는 이날 3.3% 떨어졌다. 모토롤라 역시 약세를 장준반까지 약세를 보였으나 내년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으로 1.6% 상승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델은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어 한때 상승반전했으나 부정적인 실적전망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4% 하락반전한채 마감했다. PC업계 2위의 델은 이날 100억 달러어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이사회가 승인함에 따라 이번주부터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대장주인 구글과 애플도 각각 0.4%, 0.5%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자동차주도 전날 GM의 판매실적 추락 충격여파로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GM주가는 이날도 3.3% 하락, 다우종목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 국제유가 하락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정유주들도 울상이다.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소폭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에 비해 배럴당 99센트 하락한 88.32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중 87.36달러 까지 내려가는 약세를 보였다.

유라시아 그룹의 애널리스트 그레그 프리디는 "여전히 OPEC가 공식적으로 증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비공식적'으로 증산에 돌입하고 증산결정은 내년 1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4년전에 이미 중단했다는 언론보도도 유가하락에 기여했다. AFC통신은 이같은 사실을 미국이 알고 있으면서도 최소한 2년동안 이란의 핵위협을 과장해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98.18달러를 기록했던 WTI는 2년6개월래 최대 주간 하락율을 기록하며 지난주에만 9.7% 뒷걸음질 쳤다가 3일 증산 회의론이 제기되며 소폭 반등했었다.

엑슨모빌이 0.97% 밀리는 등 정유주들도 힘을 못쓰고 있다.

◇ 달러, '루니'에만 반등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대비 전반적인 약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날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캐나다 달러(일명 '루니')에만 강세를 보였다.

4일(현지시간)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4763달러로 전날의 1.4668달러에 비해 0.94센트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09.73엔으로 전날의 110.49엔에 비해 소폭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미 증시 하락으로 앤캐리 트레이딩 청산 여건이 조성되면서 엔화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6개국 주요통화 바스켓과 연계된 달러인덱스는 75.705로 0.3% 하락하는 등 달러가치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달러/캐나다 달러 환율은 1.0124달러로 장중 최고가인 1.0152달러에 비해 하락(달러 가치 상승)했다.

이는 캐나다은행이 미 주택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들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 4.25%로 조정한데 따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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