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헤지펀드' 5억달러 투자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7.12.04 21:20

20억 달러규모, 김도우씨 설립펀드...한국서 자금 모집

우리은행이 김도우 전 메릴린치 글로벌마켓 투자은행부문 사장이 만든 헤지펀드에 앵커인베스터(주축 투자자)로 참여한다.

국내에서도 헤지펀드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은행이 월가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으로 꼽히는 김 전 사장이 설립한 헤지펀드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전 사장은 지난 5월 메릴린치에서 독립해 세계적으로 2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모집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김 전 사장이 설립해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헤지펀드인 '다이아몬드 레이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앵커인베스터로 참여해 한국시장의 투자자 모집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 투자분을 포함해 한국시장에서 5억달러 가량을 모집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외에 일본에서는 다이와증권이, 유럽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 (CSFB)이 앵커인베스터로 5억달러씩을 모집하며 미국에서는 김 전 사장이 직접 5억달러를 모으고 있다.

이 펀드는 내년 3월말까지 자금 모집을 끝내고 4월부터 운용을 시작한다. 주식 채권 외환, 상품, 부동산, 부실채권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는 전문 펀드 운용자들이 기관투자가 및 개인 등의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차입 등을 활용해 각종 투지기법으로 자금을 단기로 투자해 실적에 따라 배당하는 펀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해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오히려 투자의 적기가 오고 있다고 본다"며 "월가에서도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이 서브프라임 부실 때문에 회사를 떠난 것으로 일부 잘못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뉴욕에서 메릴린치 고위 관계자를 만나 부실책임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인도네시아 재벌인 코린도 그룹 김동환 부회장의 아들로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다. 펜실베이니아대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다른 은행에서 일하다 1994년 메릴린치에 입사했으며 2003년에 공동사장에 올랐다.

공동 사장으로 있으면서 3년간 투자 수익을 두 배로 늘리면서 회사 성장의 선봉에 섰다. 이같은 공헌을 인정받아 3700만달러의 연봉을 받아 오닐 전 CEO(4800만달러)에 이어 메릴린치 내 연봉 2위에 올랐으며 월가 전체적으로도 '톱10'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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