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칼럼]'1만분의 1'의 마법

김재규 유한양행중앙연구소 신약연구실 박사 | 2007.12.05 12:50
1만분의 1. 이는 제약업계에서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을 거론할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확률이다. 쉽게 말하자면 1만개의 새로운 화합물 중 10개 미만의 화합물이 선별되어 임상단계에 진입하게 되고 그 중 한 개의 화합물이 신약으로 탄생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낮은 성공확률을 가지는 신약 개발과정은 크게 기초탐색연구 과정과 전임상, 임상, 신약허가 등의 단계로 구분되는데, 보통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10여년의 기간과 수백억원의 개발비용이 소요된다. 이런 장기간의 시간과 노력, 고위험/고비용에도 불구하고 제약회사가 꾸준히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는 하나의 신약이 탄생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수익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현재 세계 제약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연구개발생산성의 저하이다. 신약 개발의 R&D 비용은 상승하고, 허가 규정이 강화되고 있으며, 혁신신약의 출시사례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인수합병, 우수한 신약후보물질의 아웃소싱 등 전략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따라서, 다국적 제약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연구 기술력이 취약한 국내 제약사들은 독자적인 신약개발의 어려움은 있으나,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신약개발의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국내제약사는 물질특허가 도입된 1980년대 이후부터 신약개발을 시작하여 불과 20여년 만에 13개의 신약을 도출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 과정에서 신약 연구개발 경험이 많이 축적됐다. 국내 제약업체는 초기의 모방신약 개발과정에서 획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 신약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으며, 많은 바이오 벤처사들이 독창적인 표적을 개발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기업이 갈망하는 신규표적 발굴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 신약의 개발은 향후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사와의 협력체제를 통하여 기술수출 단계에서 큰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하나의 창조적 제안이 신약을 탄생시키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 특정 질환군에 대한 특정한 작용기전의 약물을 개발할 것인가를 결정단계부터 신약 허가 이후 약물이 시판되기 까지의 개발과정에서 수 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 신약연구는 장기간의 연구를 요하기 때문에 10여년 후의 미래시장을 예견하고 투자해야 하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혁신적인 신약개발이 성공하였을 경우에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신규 기전의 혁신 신약의 창출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신약연구는 아이디어의 접근 방법에 따라 기존 약물의 구조 변형을 통하여 약효가 증가되거나 부작용이 감소된 약물을 개발하는 모방신약과 새로운 기전에 작용하는 신규 구조의 약물을 개발하는 혁신 신약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모방 신약은 혁신 신약에 비해 좀 더 접근이 용이한 반면, 시장성 측면에서는 기존 약물과 경쟁력의 우위를 점유하기는 쉽지않다. 이에 반해 혁신 신약은 모델연구가 없어 스스로 연구개발을 확립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크겠으나 성공 시 시장을 주도하는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진다.

올 초 출시한 레바넥스는 유한양행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APA(acid pump antagonist, 위산펌프 길항제) 메커니즘에 작용하는 혁신 신약으로, 위산분비억제력과 위벽보호효과가 우수하여 올해 130억원의 판매가 예상된다. 새로운 기전의 레바넥스는 기존약물과는 현저히 다른 약효발현 메커니즘을 갖는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유한양행은 레바넥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기획단계에서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과 환자 및 임상의사가 요구하는 약물의 프로파일을 분석하여 차별화 된 혁신신약 개발에 도전함으로써, 위장관질환 치료제 개발분야에서 신규 블루오션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부족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유한 핵심기술의 개발과 고품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별화 된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또한, 연구개발 속도와 수준의 향상을 위하여 국내.외 전문가 그룹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보다 긴밀한 산.학.연.정 협동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신약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강도 높은 연구지원이 절실하다.

최근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네트웍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유한양행도 차별화 된 혁신신약을 개발하여 한국의 독창적 신약이 세계속의 진정한 1st in class로 우뚝 서는데 일조를 담당할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명 여성골퍼, 코치와 불륜…"침대 위 뽀뽀 영상도" 아내의 폭로
  2. 2 선우은숙 친언니 앞에서…"유영재, 속옷만 입고 다녔다" 왜?
  3. 3 '이혼' 최동석, 박지윤 저격?… "月 카드값 4500, 과소비 아니냐" 의미심장
  4. 4 60살에 관둬도 "먹고 살 걱정 없어요"…10년 더 일하는 일본, 비결은
  5. 5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