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산업 무섭게 성장"-WSJ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7.12.04 16:59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확장을 추구할 정도로 성장했다"

체리자동차가 처음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90년대 중반. 당시 거의 모든 정부 관료들은 자동차 사업 구상을 "미친 짓"으로 평가절하했다고 인 통야오 체리자동차 회장은 기억했다.

그는 "1990년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 사업에 반대했다"며 "당시 중국인의 개인소득이 지극히 낮아 자동차를 구입할 여력이 있는 가정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체리를 믿어준 사람이 아무도 없어 어려웠다"고 기억했다.

정부 관료들이 "미쳤다"고 판단했던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04년 이후 3년 만에 2배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장이 된 것은 더이상 뉴스도 아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사는 국영 체리자동차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체리자동차가 창사 10년 만에 중국 최대 업체로 부상, 업계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보도했다. WSJ은 중국의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라고 묘사했다.

체리자동차 매출은 7년 사이 약 10배로 불어났다. 체리는 올해 소형차와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 40만대 이상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까지 내수와 해외 시장을 합쳐 연간 판매량을 1백만대로 끌어올리는 게 체리의 목표다.

체리는 주로 남미와 중동, 러시아 같은 신흥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체리의 큰 매력은 역시 '가격'이다.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해 만든 저가의 차를 앞세워 신흥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체리가 고속 성장한 데는 정부의 지원 외에 '저비용'이 주효했다. 체리의 신참 엔지니어 연봉은 6000달러 정도다. 조립라인 노동자들의 시급은 1달러가 채 안 된다.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돈이지만 체리는 일반 노동자들에게 꿈의 일자리로 떠오르고 있다.


체리는 1997년 처음 완성차를 내놓았다. 그러나 브랜도 인지도도 낮을 뿐더라 정부의 반대를 무릎쓰고 시작한 터라 판로 개척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상하이자동차(SAIC)다. 체리는 최대인 상하이차의 계열사로 편입되면서부터 성장의 발판을 다지기 시작했다. 편입 첫해 체리는 매출 2만8000대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체리의 연구·개발(R&D) 센터에서는 현재 40~50여종의 신차가 개발되고 있다. 이중 10여종은 빠르면 내년 시판이 가능하다. 체리는 또 연간 생산능력을 70만대로 끌어 올리기 위해 새로운 조립라인 공장도 건설 중이다.

지난 7월 체리는 크라이슬러와 하청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확장의 디딤돌을 확보했다. 양사는 체리가 생산한 차를 크라이슬러의 '닷지' 브랜드로 시장에 내놓기로 합의했다. 크라이슬러는 체리가 생산한 차를 내년부터 남미와 개도국, 종국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체리는 이를 통해 인지도를 넓히고 고객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체리는 크라이슬러의 선진 기술과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 회장은 "소비자들은 안전성과 질에 있어 중국산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닷지 브랜드를 이용하면 소비자 신뢰도를 키우고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닷지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그 차가 중국의 체리가 생산한 차임을 알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저우 바이렌 체리 부회장도 "부자가 적어 자동차 사업이 국가 예산 낭비로 끝날 것이라는 비판이 많았고 사람들은 우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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