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분산, 韓증시 상관성 낮춰라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7.12.15 19:13

[머니위크]해외 분산투자 원칙

'**부자아빠성장주식', '****솔로몬성장주식', '****나폴레옹주식'.

투자의 기본은 분산이라는 원칙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던 '나누어'씨. 투자할 펀드를 며칠 동안 물색하던 그는 3개 펀드에 20만원 씩 분산 투자하기로 했다.

공격적인 자산의 비율을 정할 때 적용하는 '100-나이' 법칙과 자신의 투자성향까지 고려한 완벽한 포트폴리오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누어 씨.

하지만 자칭 재테크 고수라는 친구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이건 엄밀히 말해 분산이 아니라는 것. 고심해서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두고 제대로 된 분산이 아니라니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일까.

친구의 말은 이렇다. 세 개 펀드 모두 주식에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주식형펀드이니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별로 분산이 이뤄지지 않았고 주식 안에서도 성장주 쪽으로만 몰아놓았을 뿐 가치주나 배당주 등 서로 성격이 다른 종목으로의 분산도 미흡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세 개 펀드가 모두 국내 주식시장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니 국가별 분산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투자 금액을 분산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없다는 평가다.

나누어 씨의 생각대로 분산은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나누는 것만으로 분산투자라고 보기는 힘들다. 분산을 제대로 하기 위해 짚어야 할 원칙은 무엇일까.

◆ 상관관계 낮은 것을 묶어라

각 투자자산은 개별적인 특성을 갖는 동시에 가격이 서로 맞물려 움직인다.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여기서 개별 투자자산의 상관관계가 형성된다. 등락이 서로 비슷한 자산이 있는가 하면 움직임이 엇갈리는 자산도 있다. 분산 투자의 효과를 높이려면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에 분산 투자할 때 국내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지역에 나눠 투자할 때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관관계는 서로 정반대로 움직일 때 -1의 값을 가지며 완전히 똑같이 움직일 때 +1의 값는 갖는데 0.5 미만이면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분류된다.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2003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곳은 유럽으로 나타났고 홍콩과 대만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드러냈다.

홍콩은 한국 증시와 0.6의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대만(0.64), 싱가포르(0.56) 일본(0.63) 등이 비교적 유사한 등락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독일은 0.01로 상관관계가 낮았고 영국과 미국도 각각 0.21과 0.34에 그쳤다. 상하이 증시 역시 0.11로 낮았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 한-미 상관관계가 0.54로 높아졌고 한-일 상관관계 역시 0.74로 상승했다. 한-중 상관관계도 올들어 0.25를 기록 최근 4년 동안의 평균 수준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재현 KRX 차장은 "국내 증시와 상관성이 낮은 유럽이나 중국에 투자할 때 분산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 상하이증시는 금융긴축 등의 충격이 발생할 때의 영향이 커 체감하는 상관관계가 높지만 실제 수치는 낮은 편에 속했다"고 말했다.

김균 한국증권 투자교육팀장은 "러시아나 중남미는 국내 주식시장과 움직임이 서로 다르며 중국과 인도는 서로 상관관계가 낮으면서 강한 성장성을 가진 국가이기 때문에 분산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 투자자금도 분산 시 고려 대상

자신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분산투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김균 팀장은 "자산 가격의 움직임이 정반대일 때만 분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등락폭이 다를 때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채권과 주식으로 이분화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 중에서 경기민감주와 방어주, 성장주와 가치주 등으로 나누고 채권 역시 국공채와 하이브리드채권 등 위험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분산을 보다 정교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 뿐 아니라 투자자금도 분산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우선 핵심펀드와 위성펀드를 구분해 핵심펀드의 비중을 높인다. 또 장기간 묻을 자금과 단기간으로 운용할 자금의 운용 방법도 서로 달라야 한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턴트는 "장기 투자자금일수록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이고 2년 이내로 운용할 경우라면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편입해야 한다"며 "이는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변동성이 줄어들어 대박과 쪽박의 가능성이 동시에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핵심 자산ㆍ경제 상황도 따져라

해외 증시에 투자할 때는 각 국가의 특성도 분산에서 고려해야 할 문제다. 가령 제조업을 성장 동력으로 가진 국가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제조업과 금융, 기타 서비스업 등 산업별 경쟁력을 기준으로 분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송승용 컨설턴트는 "미국의 예를 보면 국가별로 분산 투자할 때 국내 주식에 60%를 투자하고 나머지 40%를 해외에 분산할 때의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며 "국가별로 투자자금을 분산할 때는 인구 구조와 산업 구성, 원자재 보유 현황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각국 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에 맞춰 분산하는 것도 업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법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의 민주영 연구원은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각 국가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서로 다르다"며 "이 비율에 맞춰 개인 포트폴리오도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국가의 투자를 강화하고 비중이 낮은 국가의 편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분산투자의 한 가지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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