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는 골드만삭스의 음모?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2.04 09:47

GS 모기지 위기 확대 보고서, 수익 극대화 음모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존 코자인 뉴저지 주지사,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의 공통점은 모두 골드만삭스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석유회사, 포드 재단 등 전세계를 주름잡는 음모론이 많이 존재하지만 골드만 삭스 출신들이 미국 정ㆍ재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토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근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잔 해치우스가 미국 경제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반영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해치우스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점점 더 악화돼 총대출을 줄이고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치우스는 이론과 경제 자료, 추론, 가설 등을 통해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이 서브프라임으로 손실을 입을 경우 자본 비율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줄이게 되고 이는 결국 경기 둔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치우스는 보고서에서 "4000억달러에 달하는 주택 압류 처분으로 금융권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이에 대출 역시 2조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치우스는 이어 모기지 시장 손실이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거시경제적 여파를 남길 것이라며 "1달러의 모기지 손실이 발생하면 대출은 10달러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전체 손실 예상의 절반인 2억달러로 손실 규모를 실감할 경우, 2조달러의 대출 감소가 야기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벤 스테인은 뉴욕타임스(NYT) 컬럼을 통해 해치우스의 이 같은 분석이 '골드만삭스 음모론'적인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우선 해치우스가 제기한 '주택 가격이 평균 15% 하락한다면…'은 1929년 대공황 이후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지나친 가정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인은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은행들이 자금난에 처하게 되면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급한 불을 끄게 될 것"이며 "해치우스와 설명한 대출란이 발생한다면 연준이 대출을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 공급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 시장은 계량 분석(퀀트 분석)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지만, 해치우스의 이 같은 보고서가 증시에서 매도 공포를 불러일으킬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해치우스의 연구 보고서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담은 일종의 이코노미스트 개인의 독립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스타인은 "해치우스가 금융시스템이 현재 금융손실을 충분히 감내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밝히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타인은 은행권의 손실이 절대적인 크기에서는 매우 커보이지만 이를 전체 신용이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체 혼란을 야기할 정도는 안된다는 견해다.

즉, 스타인은 해치우스의 분석이 지나치게 이론만을 담은 추정으로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스타인은 "골드만삭스는 해치우스의 분석이 독립적인 견해일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분석에는 골드만삭스가 갖고 있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치우스의 보고서가 매우 지적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문제의 핵심을 잘못짚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타인은 이 보고서가 실제로 월가의 매도를 야기하려는(숏 포지션) 골드만삭스의 속내를 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6년부터 주택 시장 침체를 예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지난 2년 6개월간 가장 많은 모기지담보증권(CMO)을 발행했다.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마당에 위험한 금융 상품을 계속 공급해온 것이다. 한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테인은 이 와중에서도 골드만삭스가 정크 모기지 증권을 계속 발행하고 있는 점은 해치우스의 분석과 모순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골드만삭스를 중심으로 오히려 경제 위기 불안감을 극대화시켜 오히려 수익과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음모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치우스의 보고서를 통해 위기설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모기지 부문의 거래를 독식해 오히려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는 것.

스테인은 골드만삭스 인맥을 통해 이번 재앙을 더욱 키우고 다른 월가 투자은행에 비해 더욱 영향력과 규모를 확대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추론했다. 이에 따라 월가와 골드만삭스가 모기지 혼란을 통해 어떻게 돈을 벌여들었는지도 조사해야할 필요성도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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