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융주 중심 일제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2.04 06:52

'서브프라임 추가대책' 불구, 침체 우려 부각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의 중심에 서 있는 금융주들이 하락의 선두에 섰다.

3일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7.15포인트(0.43%) 떨어진 1만3314.5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8.72포인트(0.59%) 내린 1472.42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23.83포인트 하락한 2637.13으로 장을 마쳤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의 잇단 경기침체 우려 발언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자협회(ISM)제조업지수는 경기위축의 현주소를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추가대책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점이 그나마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면서 하락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약보합권으로 출발한 미국증시는 폴슨 재무장관의 발언에 힘입어 장중반 상승세로 반전하기도 했으나 금융주 전반의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제히 하락세로 마무리됐다.

◇ 금융-자동차 부진 주도

금융주와 자동차 관련주의 부진이 지수약세를 주도했다.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 부실화로 곤경에 처한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하면서 11.3% 급락, 금융주 하락세의 선두에 섰다.

이날 도이치뱅크는 채권 부문 수입 감소로 투자은행들의 4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모간스탠리가 1.3% 하락하는 등 주요 증권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메릴린치 주가가 88센트 떨어진 59.06달러로 마감했으며, 리먼브러더스 역시 1.25달러 하락한 61.38달러를 기록했다.

미 최대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도 내년 영업이익이 주당 6달러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가가 81센트 물러선 64.78달러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메트라이프의 주당 영업이익이 6.3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당초 예상했었다.
메트라이프의 실적부진 전망으로 세계 최대 보험사 AIG 역시 1.23달러 하락한 56.90달러로 마감하는 등 보험주 전반에 약세기조가 확산됐다.

미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는 안젤로 모칠로 회장이 가계 대출자들의 신용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1.29% 내렸다.

실망스런 지난달 매출실적 발표로 인해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매도가 두드러졌다.
특히 전달에 비해 11% 매출이 급감한 GM는 4.09% 하락, 낙폭이 두드러졌다.
포드는 13개월만에 매출이 전년대비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여전히 내년까지 매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에 따라 주가가 3.46%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매출을 발표한 혼다 역시 2.67% 내리는 등 자동차주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엑티비전이 비방디와의 합병재료로 12.73%상승,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의 게임업체 비방디는 이날 98억달러에 액티비전 게임사업부문을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경기 불안' 부각, ISM 지수 가세..폴슨 발언 '지지대'


미 지역 연방은행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경기둔화 우려 발언을 내놓았다.

자넷 옐런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3일(현지시간) "금융시장환경과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1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옐런 총재는 이날 시애틀 상공회의소 주최 오찬 연설에서 "기대했던것과 달리 금융시장의 동요는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으며 개인소비와 관련된 지표들 역시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기존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재고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옐런 총재는 이어 "개인소비 지출과 소매 매출 관련 지표들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으며 예상보다 심각한 둔화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뉴잉글랜드 폴리시 센터에서 열린 한 모임에 참석,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해 촉발된 주택차압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주택경기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는 "채무이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87%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역 연방은행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금리인하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11월 ISM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50.9에서 50.8로 하락했다.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10개월래 최저치다. 리만브라더스의 이코노미스트 미셸 마이어는 이와 관련, "부동산 시장 이외 산업 부분에서도 경기 위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추가대책 발표 발언은 시장을 지탱하는 변수가 됐다. 폴슨 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주택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주택 압류 처분을 최소화하고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정부가 금융권과의 공조 하에 대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대한 많은 수의 주택 보유자가 자신의 집을 지킬 수 있도록 포괄적인 대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유가 상승반전, 달러 약세 지속

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소폭 반등했다. 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에 비해 60센트(0.7%) 상승한 89.31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에 비해 1.56달러 하락한 배럴당 87.15달러까지 내려가 10월25일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으나 5일로 예정된 OPEC 회의에서 증산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강세로 돌아섰다.

미 증시 약세와 경기 둔화우려로 달러화는 유로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4667달러로 전날의 1.4630달러에 비해 0.37센트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11일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인 달러 약세 요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10개월래 최저로 떨어지는 등 미국 경기 위축 현상이 부각되면서 달러 매도 압력을 가중시켰다.

엔/달러 환율은 110.48엔으로 전날의 111.12엔에 비해 0.64엔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 여건이 조성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후쿠이 도시키호 일본은행(BOJ)총재가 전날 저금리의 위험성을 강조한 발언이 전해지면서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엔 강세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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