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 인수 '백지화' 위기?

윤미경 기자 | 2007.12.03 21:08

SKT "인수계약했다"..하나로 대주주 "그런 사실없다" 답변공시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인수가 때아닌 복병을 만났다.

3일 SK텔레콤은 뉴브리지-AIG가 보유중인 하나로 지분 38.89%를 주당 1만1900원에 정부 인가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날 오후 7시경에 하나로는 대주주인 뉴브리지-AIG 사모펀드의 입장을 대변해 'SK텔레콤과 지분양수도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공시한 것이다.

하나로의 이같은 공시에 대해 SK텔레콤은 격분했다.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지분양수도계약을 하지 않았는데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를 했겠느냐"면서 "계약서를 직접 확인한 사람으로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하나로측은 "대주주의 입장을 공시를 통해 그대로 전달했을 뿐 하나로 기업 입장은 아니다"고 한발 물러서며, "계약서가 있다고 하는 것은 SK텔레콤 주장일 뿐이지 않느냐"면 계약서 사실 자체에 의문을 품었다.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가 기정사실로 굳어진지 채 하루도 안돼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 것이다. SK텔레콤측은 "계약서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계약 위반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이번 하나로 공시로 인해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에 법적인 책임을 묻고 나서, 계약서를 공개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하나로 관계자들 역시 사실확인을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하나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직원들도 갑자기 이런 상황에 직면해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SK텔레콤과 하나로의 대주주인 뉴브리지-AIG간의 '진실게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진실게임'의 핵심은 계약서 존재여부다. 만일 하나로 대주주가 SK텔레콤과 지분양수도계약을 체결해놓고도 '부인'하는 공시를 냈다면 엄연히 사기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이 하나로 인수 공시가 난 시각이 이날 오전 7시 30분경인데, 하루내내 침묵하다가 뒤늦게 올빼미 공시를 한 하나로 대주주의 의도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혼란을 막고 투자자들의 손실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입장을 일찍 밝혀야 하는데 뒤늦게 공시한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하나로 대주주가 SK텔레콤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제3자가 나타나 일부러 계약 파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이같은 공시를 한 것이라면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은 총 1조877억원에 하나로를 인수하는 것으로 뉴브리지-AIG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지난 2003년 하나로에 5억달러를 투자했던 뉴브리지-AIG는 투자 4년만에 5000억원이 훨씬 넘는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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