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실패하면 펀드시장 붕괴?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7.12.06 10:17

[미래에셋 리스크론 다시보기-上]中관련주 집중 '경계론' 대두

편집자주 |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단기간에 국내 자본시장의 기린아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놀라운 성장을 놓고 시장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란 찬사도 있지만 "시장불안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미래에셋에 대한 논란과 오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재구성·분석해 투자자에 판단잣대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물론 최종 판단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미래에셋이 실패하면 자칫 펀드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

 요즘 증권가에서 많이 지적된 미래에셋 리스크에 대한 표현이다. 최근 심상치않은 증시안팎의 기류를 보면 마냥 무시할 수 없지만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미래에셋 운용사의 힘도 생각보다 큰 데다 자본시장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펀드가 출현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이 온다고 해도 과거 바이코리아식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미래에셋 경계론이 증권가에 흐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래에셋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고 수탁액이 4조5000억원에 이르는 인사이트펀드도 아직은 실험단계다. 펀드매니저 선행매매에 대한 악성루머로 상승출발했던 코스피가 급락하는 소동도 있었다. 금융당국도 정례 검사를 통해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미래에셋의 중국 리스크=미래에셋리스크론은 미래에셋이 단순히 수탁액 60조원에 이르는 국내주식형펀드시장에서 점유율 35%로 1위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심은 중국리스크에 쏠려있다.

 미래에셋은 조선 철강 등 '중국 관련주'투자에 집중해 올해 국내 증시의 상승을 주도했다. 그과정에서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이 '새로운 스타'로 떴다. 미래에셋은 차이나솔로몬 펀드 등을 통해 신한BNP파리바와 함께 중국펀드수탁액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의 차이나펀드들의 높은 수익률은 펀드 투자 '열풍'을 만드는 원동력중 하나가 됐다.

 그런데 그렇게 재미를 봐왔던 중국증시가 주저앉으면 미래에셋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고 펀드시장에 대한 신뢰도 바이코리아 사태처럼 단기간에 회복이 힘들 정도로 금이 가 버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그간 펀드수익률이 워낙 높아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마이너스 수익률이 심하게 난다면 투자자들이 인내를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펀드시장 과거와 다르다"= 그러나 그 같은 시나리오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소수 국내펀드만의 단조로운 시장이었던 바이코리아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펀드시장이 두터워지고 다양해져 웬만한 충격이 와도 흡수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펀드시장이 수탁액만 107조원으로 두터워졌고, 또 펀드시장에서 70%가 비미래에셋그룹이다. 구색면에서도 가치형펀드·글로벌자산배분펀드·섹터펀드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또 국내 토종운용사와 외국계 운용사의 경쟁관계도 뚜렷해져 펀드운용의 문화도 평판과 신뢰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최근 펀드투자자들 행태를 보면 어떤 펀드군의 수익률이 나쁠때 아예 펀드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수익률이 괜찮은 다른 펀드군으로 갈아타는 순환현상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좋지않을때 해외펀드로 갔고 최근 중국펀드 단기 수익률이 나쁠때는 국내펀드나 브릭스펀드 등으로 옮겨갔다. 해외펀드도 중국펀드 일변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브릭스펀드·신흥시장 펀드로 다양화되고 있고 또 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미래에셋이 많이 가져갔지만 다른 쪽 힘도 크다"며 "자본시장 발달이 예전보다 크게 성숙해 (최악의 상황이 온다해도) 바이코리아 같은 대규모 후유증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국내기업의 강해진 경쟁력도 외부충격의 버팀목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발 외부충격이 가해지면 국내 증시도 덩달아 하락하겠지만 환란후 구조조정을 통해 펀더멘털을 꾸준히 강화해 왔음을 고려할때 하락의 한계는 과거보다 훨씬 높아져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리스크에 대한 시각들은...= 중국리스크와 관련 중국이 가까운 장래에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는 이는 적다. 다만 과열성장과 증시 거품을 긴축 등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다소 거친 조정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탈중국은 아니라도 어느정도 중국위험을 관리할 필요는 있음을 시사한다.

 강신우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사장(CIO)은 "중국 시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여전히 좋을 것"이라면서도 "중기 관점에서 6개월~1년 가량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가격 및 비용 상승 등으로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 내에서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강 부사장은 "이미 시장은 중국에 대해 11% 중후반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해 투자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은 중국 증시에 대해 여전히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중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도 "베이징올림픽 후에도 중국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성장성에 초점을 둔 투자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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