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원 오빠 덕에 미술대회서 대상 탔어요"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7.12.03 17:17

[스타와 함께 하는 행복한 기부]<3>세븐, 류시원과 함께 한 행복한 기부 그 이후

↑ 지난해 이레피아노학원생들과 전병은 원장(오른쪽 두번째)이 가수 세븐 초대로 '빅뱅' 콘서트장을 방문했다. ⓒ사회연대은행

꽃씨는 황무지에서 싹을 틔우지 못한다. 수년간 땅 속에 그냥 묻혀 있기도 한다. 그러다 씨앗 상태로 땅 속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이런 씨앗도 비옥한 땅에 옮겨심으면 곧 수줍은 듯 파란 싹을 내놓는다. 배우 류시원 씨와 가수 세븐이 아이들 마음 속 씨앗에 물을 뿌렸다. 아이들 마음 속 깊이 묻혀 있던 파란 싹이 꿈틀거린다.

○… 경기 부천시에 있는 피카소도예미술학원 정미정(46) 원장은 올 가을 일곱 명의 '장학생'들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

16살 맏언니인 희영(가명)이가 펄벅재단 주최 미술대회에서 중등부 대상을 거머쥐고 돌아왔다. 현미(가명) 등 다른 '장학생'들도 지역 미술대회에서 금상·은상 등 주요 상을 싹쓸이해왔다.

제대로된 미술 공부를 시작한 지 채 1년이 안된 걸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라고, 정 원장은 말한다.

"예전에는 그냥 '그림이 좋다'라고만 했던 애들이었어요. 그런데 실력이 쑥쑥 느는 데다 자신감까지 생긴 거죠. 이제는 예술고등학교나 미대에 진학해서 계속 미술을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희망도 말할 정도예요. 대견스럽죠."

희영이를 비롯한 7명의 아이들은 올 4월 처음으로 '미술학원'이라는 곳의 문을 두드렸다.

미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언감생심(焉敢生心). 맘 속 깊이 묻혀 있던 그림을 향한 열정이 싹을 틔울 수 있었던 데는 배우 류시원 씨의 '장학금'이 한몫 했다.

류 씨는 지난 4~11월간 저소득층 학생 세 명의 학원비를 피카소 학원 측에 전달해왔다. 류 씨의 후원에 호응해 정 원장도 다른 세 명에게 미술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했다. 머니투데이 직원들도 정성을 모아 또 다른 한 학생의 학원비를 지원했던 것.


○… "한 학생에게 고쳐야 할 부분을 지적해도 전혀 고치려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세븐 형 알지? 세븐 형이 너 열심히 음악 공부하라고 응원해주는데 이렇게 선생님 말 안들어서 되겠니?'라고 하면 바로 고치더군요."

서울 면목동 이레피아노학원 전병은(27) 원장이 웃으며 말한다. 이레피아노학원은 가수 세븐이 한 달에 30만원씩 1년치 교습비 360만원을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지원하기로 한 학원.

세븐이 내놓은 기부금은 학생 3명의 학원비로 충당된다. 이외에 전 원장 스스로도 또 다른 3명의 학생을 지원한다. '세븐의 팬'이라고 자신을 밝히는 일본인 타마이 카즈에씨도 10만원을 내놨다. 전 원장은 이 기부금들을 모아 총 7명의 학생에게 피아노를 가르친다.

"클래식 음악을 계속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게 문제이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이 음악을 싶다고 하면 어떻게든 지원해주려고 해요. 계속 키워보고 싶을 정도로 재능 있는 아이들이 있어요. 욕심날 정도랍니다."

흥미로운 것은 정 원장과 전 원장은 모두 사회연대은행의 무담보 마이크로크레디트 대출을 받아 학원을 설립했다는 공통점.

정 원장과 전 원장은 "우리가 다른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학원을 하는 것이니만큼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만큼은 사회에 기여하려 한다"고 말한다. 사회로부터 도움을 얻어 자립한 만큼 나눔 자체는 당연한 것일 뿐,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다.

이처럼 사랑은 돌고 돈다. 세븐과 류 씨, 정 원장과 전 원장의 사랑이 아이들 마음 속 씨앗을 두드렸다. 이에 화답하듯 아이들 맘 속 희망씨앗은 눈부신 파란 싹을 내놓는다. 이들 맘 속 새싹은 조금씩 깊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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