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버냉키·폴슨 '시장 버팀목'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2.01 06:46

'델 악재' 나스닥 부진 불구, 다우-S&P 상승마감

금리인하 기대감에 서브프라임 후속대책 전망이 가세하며 다우지수와 S&P지수가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델컴퓨터의 어두운 실적전망으로 인해 기술주 투자심리가 악화, 3대 지수중 나스닥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9.99포인트(0.45%) 오른 1만3371.7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1.42포인트(0.78%)뛴 1481.14로 마감했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17포인트(0.27%)하락한 2660.96에 머물렀다.

주중반 연이틀 급등한데 따른 단기 차익매물이 시장을 억눌렀다. 그러나 전날 장 마감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아 시장의 버팀목이 됐다.

여기에 미 정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은행권을 소집, 추가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도 매물을 방지하는 요인이 됐다.

버냉키의장 발언효과로 상승세로 출발한 다우지수는 한때 100포인트 이상 상승폭을 넓히며 강세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기술주 약세가 확산되고 주말을 앞둔 차익매물이 늘어나면서 오후들어 상승폭이 축소됐고 나스닥은 하락세로 반전했다.

◇금융주 강세...버냉키-폴슨 '밀고 끌고'

주가상승세의 주역은 금리인하와 모기지대책의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주였다.
전날 장마감후 버냉키 의장은 2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샤롯데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신용시장 위축과 부동산 경기 하락, 유가 상승 등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향후 수개월 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또 "금융 당국이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루 전 도널드 콘 FRB 부의장이 경기 둔화 경고를 통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의 불을 지핀데 이어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추가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여기에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금융권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추가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29일 씨티그룹, 웰스파고, 워싱턴 뮤추얼 등 주요 금융사들의 대표들과 감독당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에 걸쳐 회의를 갖고 모기지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기지 금리를 일정기간 동결해주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미국 1위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가 무려 16.34% 급등하며 시장 분위기를 개선시켰다.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래디맥도 나란히 18.9%, 18.7% 급등했다.
크레딧스위스은행이 금융업종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하면서 세계 최대 은행 씨티그룹이 2.7% 상승하는 등 금융주가 주목받았다.


실적부진 책임을 지고 조 크루스 공동 사장이 물러난 모간스탠리 주가가 0.73% 올랐다.

◇ 델, 나스닥 하락 주도..구글도 약세

전날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델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델 주가는 전날에 비해 12.8% 급락, 하루 하락폭으로는 7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24.54달러로 마감했다. 델은 전날 월가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컨퍼런스 콜에서 CFO 돈 카티가 "컴퓨터 부품가격하락과 국내외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단기 실적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날 무선주파수대역 경매 참가를 밝힌 구글 주가도 전날에 비해 0.57% 하락하는 약세권에 머물렀다. 구글은 미국 연방통신위워회(FCC)가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실시하는 700MHz TV 주파수 대역 경매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파수대역 경매참여에 필요한 최소자금은 46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현재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총 현금자산 131억달러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이다.

아이폰 중국 사업자 선정을 위해 가입자 기준 세계 최대 이동전화업체 차이나모바일과의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애플 역시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1% 뒷걸음쳤다.

◇ '금리인하'로 귀결되는 지표들

미 상무부는 10월 소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의 0.3%에서 후퇴한 것이자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소득 증가율도 6개월래 최저인 0.2%로 예상을 하회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인당 명목소득은 지난달 0.2%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물가상승률 0.3%를 감안하면 오히려 실질소득은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역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0% 증가,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있는 점은 연준의 금리결정 운신폭을 넓히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한달만에 처음으로 9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전망, 달러화 강세반전 등 요인이 겹친 탓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3달러(2.5%)떨어진 88.7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이후 최저가이며 지난주말인 23일 98.18달러로 사상 최고가(종가기준)를 기록한 이후 9.47달러 급락한 것이다. 21일 기록한 중장 최고가 99.29달러에 비하면 10달러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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