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외고 입시문제 60문항 중 53개 유출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7.11.30 14:55

심야에 학생 2명·학부모 불러 미리 문제 풀게 해

김포외고에서 유출된 입시문제가 당초 알려진 38문항보다 많은 53문항인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외국어 고등학교 입학 시험문제 유출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잠적한 김포외고 교사 이모(51·수배중)씨의 컴퓨터와 USB 메모리 등에 대한 복구작업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김포외고 입시에는 모두 80문항이 출제됐으나 이 중 20문항은 영어 듣기평가였고 나머지 60문항이 지필고사 문항이었다.

잠적한 교사 이모씨로부터 유출된 문제는 서울 목동 종로 엠학원 원장 곽모(41, 구속)씨와 교복 납품업자 박모(42, 불구속 입건)씨 외에 학생 2명과 학부모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학원장 곽모 씨가 교사 이씨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문제를 받은 직후 학생 2명을 학부모와 함께 학원으로 불러 사전 입수한 53문항을 보여 줬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30일 새벽 0시 5분경 입시 문제를 입수한 곽씨는 친분이 있는 학부모 이모(47, 회사원)씨와 임모(53, 대학교수)씨에게 전화를 걸어 수강생 2명과 학원으로 오도록 해 새벽 1시 40분께부터 약 2시간동안 프린터로 출력한 문제지를 보여 주고 풀어보도록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 학생 2명의 김포외고 합격은 취소된 상태다.


경찰은 실제로 유출된 문항은 영어 20개, 창의사고력 11개, 언어 22개였으나 목동 종로 엠학원 강사팀장 이모(36)씨가 강사들에게 유출된 언어영역 문항 수를 7개로 줄여서 말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입시 당일 아침 목동 종로 엠학원에 다니는 김포·명지·안양외고 응시자 200여명에게 대규모로 배포된 문제는 기존 조사 결과와 변함없이 곽씨에게 유출된 53문항 가운데 13문항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이 미리 접한 13문항 가운데 명지외고 입시에서 5문항, 안양외고 입시에서 1문항, 김포외고 입시에서는 13문항 전부가 출제됐다.

목동 종로엠학원 수강생 중 57명이 김포외고, 4명이 명지외고, 2명이 안양외고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학부모 이씨, 임씨, 학원 강사팀장 이씨와 다른 강사 1명 등 4명을 추가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따라 외국어고 입시문제 유출사건으로 사법처리된 인원은 구속 1명, 불구속입건 10명, 수배 1명 등 12명으로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 이씨, 원장 곽씨, 교복납품업자 박씨 등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60여개의 계좌를 확인했으나 아직 특별한 금전 거래 혐의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라며 "다만 10월 23일 교사 이씨가 본인 통장에 1천200만원을 입금한 정황이 석연치 않아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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