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약달러 재앙 불러올 수도"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 2007.11.30 14:02

英 이코노미스트 지적… 미 정부 달러방어 나서야

세계 금융시장에 모처럼 훈기가 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세계 증시는 최근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자금사정이 풀리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당초 예상보다 조기에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지는 30일 금리인하는 또 다른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기둔화와 약달러가 그것이다. 금리인하는 필연적으로 약달러를 수반한다. 또 금리를 내려 경기둔화를 다소 늦출 수는 있겠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또 금리인하로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경우 미국과 유럽간 정치적 분쟁이 일어날 소지도 크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분석했다.

최악의 경우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 달러는 지난 반세기동안 국가간 거래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통용돼 왔다. 달러는 곧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즉 미국의 헤게모니를 상징하는 징표였던 셈이다.

달러가치의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각국 중앙은행들은 그 동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쌓아뒀던 달러를 내던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과 중동의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쿠웨이트가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통화바스켓 제도로 이행한 것도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인한 비용을 더 이상 부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달러 페그제를 고수하고 있는 일부 중동국가들도 환율제도 변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기피 현상은 신용경색과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경기둔화,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 경제 펀더멘털의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다. 미국이 약달러를 사실상 용인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외국 투자자들이 자본 투자로 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약달러라는 처방전의 효험은 기대 이상이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경상수지적자 비율은 최근 5.5%로 기존 최고치였던 7.0%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는 달러가치 하락이 결코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자국통화를 달러에 연동시킨(이를 브레튼 우드Ⅱ체제라 한다) 일부 이머징마켓이 미국과 함께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어 급격한 자금유입 감소를 막아주고 있지만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는 국가가 늘어나면 이마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따라서 미국 정부가 달러가치 유지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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