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500간다"vs"1500까지 밀린다"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7.12.10 10:46

[머니위크 커버스토리]2008년 재테크시장 기상도-증시

"내년도 좋다. 2500까지 간다." vs "지금까지 너무 올랐다. 1500까지 밀릴 수도 있다."

2008년 증시를 바라보는 국내 증권업계 리더들의 엇갈린 시각이다. 올해만큼 급등장은 아니더라도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다수를 이뤘지만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낙관론자들은 서브 프라임 문제 등 외부 악재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면서 기업이익 증가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서브 프라임 문제는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고 기업이익 증가세도 올해같지 않을 것이라는 정 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 글로벌 경제 호조+기업이익 증가, 2400~2500까지 간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들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한 사람은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이다. 구 센터장 내년 코스피지수 1차 목표치를 2500으로 잡았다. 그는 "세계 경제가 선진국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공업국의 높은 성장으로 연간 4.8%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에 영향을 받아 상승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제의 성장과 기업이익 증가에 힘입어 최고 2400까지 간다"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주가수익률이 7%로 글로벌 명목금리 4%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현재 상황은 여전히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올초 조정론을 폈다 뭇매를 맞았던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부사장)도 긍정론에 무게를 실었다. 김 부사장은 "내년에도 아시아 시장의 프리미엄이 지속되면서 국내증시도 안정적인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려를 낳고 있는 미국의 경기부진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고 중국의 버블로 중국경제가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운용쪽도 긍정론자들은 내년 코스피지수를 2400에서 2500 정도로 예상했다.
양정원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서브프라임은 메릴린치 씨티 등이 고해성사하고 있지만 지금이 정점이라고 생각된다"며 "내년 증시는 변동성이 있겠지만 2400~2500 수준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본부장은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가 소비에 영향을 주겠지만 이미 내년 성장률 전망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위주로 경제성장률이 소폭 떨어지겠지만 이머징마켓은 올해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까지 치닫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일 한화투신 주식운용본부장도 예상지수를 2350에서 2400 정도로 잡았다. 기업이익이 17%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살아있어 지금보다 20% 정도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분석이다. 다만 올해처럼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이는 기업들이 적어 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정시기 임박, 1500까지 밀릴 수도

올해 대표적 조정론자가 김영익 부사장이었다면 내년 전망에서 조정론의 대표주자는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다. 이 센터장은 8년간 지속된 슈퍼사이클의 종말을 언급하며 내년 지수가 1500까지 밀릴 가능성을 얘기했다.

2000년부터 채권, 부동산, 주식과 상품 등이 번갈아가면서 높은 가격 상승을 기록, 가격부담이 생김에 따라 8년간 지속돼 온 슈퍼사이클이 끝날 것이란 설명이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2000년부터 4년간 한국 채권시장에서는 87%의 수익이 가능했고 2003년 이후 코스피지수는 3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소수파인 신중론쪽에 섰다. 이 센터장은 긍정론자들과 달리 경기와 기업이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에 비해 내년 경기는 둔화가 예상되는데 낙관적 전망이 기대에 못미치며 증시가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내년 경기는 올해와 반대로 뒤로 갈수록 나빠지는 역배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이에따라 상반기 중 1650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저점은 1650을 하회할 수도 있다"며 "이같은 조정은 지난 8월처럼 잠깐 조정이 아니라 몇달 정도 지속되는 기간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는 외생변수를 비관적으로 해석했다. 이 대표는 "올해 서브프라임모지기 부실문제가 연초에 드러나지 않고 지나갔던게 문제인데 최근 연이어 부실문제가 불거지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Fly To Quality)'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중국펀드 자금이 빠지고 연 7%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이동이 관찰된다는 것.

특히 이대표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시점이 아니지만 내리는 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 IT株 증시 주도주로 복귀할까?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지만 올해 지수가 2000을 돌파하는 가운데 소외를 받았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주식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적어도 올해처럼 시장에서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부분이다. 다만 주도주 자리를 찾을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영익 하나대투 부사장은 IT주를 금융주 및 경기소비재주와 함께 내년 주도주로 꼽았다. 김 부사장은 "내년 하반기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디스플레이, 휴대폰에 이어 반도체업종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김영일 한화 본부장은 "(내년은) 기존 주도주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소외됐던 IT기업, 특히 삼상전자 LG전자 등 대형주들의 수익률이 괜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들에 대해서는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 수익률 측면에서 더욱 유리하다고 추천했다.

이종우 교보 센터장은 "조선, 철강, 건설 등의 주도주가 하락할 것"이라며 "IT, 자동차, 금융 등이 수익률을 높여주지는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승 NH 센터장도 "올해 주도주가 내년에도 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IT를 비롯한 경기민감주들이 반등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주도주들은 장기적으로 여전히 괜찮은 주식이지만 올해 너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철강 기계 조선 등의 업종이 신흥국가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투신 양 본부장도 올해처럼 조선 철강 등이 좋을 것이라며 주도주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도 올해 홀대받았던 IT주들이 내년에는 주목받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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