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덕에 27억불 번 사나이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1.30 04:43

헤지펀드 거물 폴슨 올해 '보수랭킹 1위' 등극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은 월가의 최고 헤지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존 폴슨(51.사진)에게는 축복이었다.

운용규모 240억달러의 폴슨&Co를 운용하는 폴슨은 주택시장 버블 붕괴를 예측, 서브프라임 대출 담보증권에 매도 포지션을 취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폴슨이 총 27억달러(약2조5000억원)의 성과보수를 받게 돼 블룸버그 '베스트 페이드 매니저(Best Paid Managers)'랭킹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 주택버블 붕괴에 '베팅' "평가기관 자료, 소문 믿으면 필패"

폴슨은 주택 경기 버블이 정점에 달할 즈음인 지난해 중반부터 고객들에게 버블붕괴가 임박했음을 경고했다. 그가 운용한 4개의 '크레디트 오퍼튜니티 펀드'만 해도 올들어 9개월 동안만 평균 340% 상승, 폴슨에게 11억4000만달러의 보너스를 안겨줬다.

여기에 다른 8개 펀드의 보너스를 합하면 폴슨과 공동운용매니저 파올로 펠레그리니가 받게 될 보너스 액수는 26억9000만달러에 달해 블룸버그의 헤지펀드 보수 랭킹 1위에 오르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폴슨은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들의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 크레딧디폴스 스왑(CDS) 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CDS는 회사가 디폴트에 빠지는 것을 막기위해 드는 일종의 보험이다. 이 보험을 산다는 것은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되는 것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총 12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폴슨은 고객들에게 보낸 레터에서 "무디스나 S&P같은 평가 회사들의 신용등급에 의존하기 보다는 직접 직원들이 주식을 연구하고 수천개의 개별 자산들을 분석한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평가기관의 등급이나 길거리 소문, 낡은 투자모델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필연적으로 뜨거운 맛을 볼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의 운용보수는 '2:20 룰'을 따른다. 2는 전체 운용자산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본보수로 받는다는 의미이고 20은 수익이 날경우 수익의 20%를 갖는다는 뜻이다. 폴슨은 '1-20', 즉 운용자산의 1%를 보수로 받고 있다.

폴슨은 54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성과보수는 이들과 공유한다고 폴슨의 측근은 밝혔다.

◇ 시스템매매, 상품투자, 부실자산 매입 등 수익원 다양

폴슨에 이어 하빈저 캐피털의 필립 팰컨 역시 주택경기 및 관련 채권 하락쪽에 베팅, 9개월간 13억달러를 벌어들여 블룸버그 랭킹 2위에 올랐다.

시스템매매로 유명한 르네상스 테크놀러지의 짐 시몬스(69)는 그가 운용하는 60억달러 규모의 메달리언 펀드가 올해도 50% 이상 수익을 내면서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이 시몬스와 르네상스 테크놀러지 직원들의 돈으로 운용되는 메달리언 펀드는 1989년부터 2006년까지 연평균 38.5%의 경이적인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슨과 함께 헤지펀드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케네스 그리핀이 운용하는 자산규모 160억달러의 시타델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올들어 9월까지 8억3700만달러의 운용보수를 받아 블룸버그 랭킹 4위에 올랐다. 그리핀은 지난해 파산한 헤지펀드 아마란스로부터 에너지 투자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등 부실채권 매입으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타델은 이날 서브 프라임충격으로 자금위기에 빠진 이트레이드 그룹에 2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5위에 오른 애티커스 캐피탈의 매니저 티모시 배러캣과 데이비드 슬래이저는 광산과 운송 관련 자산에 투자, 7억2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애티커스는 9월까지 세계 2위 구리 생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의 3대주주였다.프리포트 맥모란 주가는 글로벌 상품시장의 랠리를 타고 올들어서만 주가가 두배로 뛰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연말 성과를 기준으로 최종 보수를 확정하기 때문에 아직 성과급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12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블룸버그의 '베스트 페이드 매니저(Best Paid Managers)'랭킹은 운용규모 1억달러가 넘는 총 2000개의 헤지펀드 매니저 62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