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악화에서 패닉까지(II)⑥

더벨 황은재 기자 | 2007.11.29 17:23

[채권시장 패닉] 한은 시장불안 인정..직매입

이 기사는 11월29일(17:1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파워스프레드의 위력이 돌아왔다. 그러나 한없이 금리를 끌어내리던 지난해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금리폭등의 주인공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있었다.

파워스프레드로 금리상승폭이 크게 확대되자 결국 한국은행도 "시장이 알아서 하라"던 고집을 꺾었다.

4.파워스프레드, 헤지북 손실은 커지고

파워스프레드라는 기름은 채권시장을 공포로 몰아갔다. 지난해 채권금리 하락을 촉발했다면 올해는 금리 급등을 유발했다.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본드스왑스프레드는 지난해 구조화채권 흥행랭킹 1위였던 파워스프레드 구조화채권에도 타격을 줬다. 스왑뱅크의 이익은 (-)본드스왑스프레드. 그러나 본드스왑스프레드가 확대로 스왑뱅크의 시가평가 손실이 확대됐다.

결국 파워스프레드 헤지북도 채권매도, IRS 리시브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본드스왑스프레드는 더 벌어지고 손절매도가 유입됐다. 손절이 손절을 부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채권시장에 구두개입에 나서게 만들었다. 이흥모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지난 28일 구두개입을 통해 "채권금리가 올라가는 요인이 있겠지만 한은이 보는 스탠스는 심리적인 쏠림 현상에 기인한다"며 "채권시장을 둘러싼 자금 상황, 단기자금 상황 등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5.두려움, 공포, 확산


그러나 시장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스왑시장과 채권시장 등으로 엮인 포지션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서 두려움은 점점 확대됐다. 또 파워스프레드가 지난해 발행된 규모를 감안할 때 추가 손절물량 유입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두려움은 공포로, 공포는 확산으로 이어졌다.

다행히도 시장 불안의 단초였던 CRS 시장과 연계된 손절 물량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스왑베이시스가 축소되면서 최근 CRS페이 후 채권을 매수했던 곳에서는 이익이 발생하고 있고, 외국인의 금리차익 거래 포지션이 단기물에 집중돼 있어 시가평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점도 한 이유였다. 여기에다 외평채 관련 자금의 만기 롤오버에 따른 FX스왑시장의 Sell&buy 수요가 유입된 점도 CRS발 채권시장 혼란을 막는 요인이었다.

공포는 29일에도 이어졌다. 국채선물 가격은 전날에 이어 하락하며 104.61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시장이 패닉으로 간데는 채권시장의 큰 손 가운데 하나인 은행들의 유동성 부족이 컸다. 은행채와 CD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추가 채권 매수란 어려운 일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본드스왑스프레드가 일정정도 확대되면 차익거래를 위해 들어왔던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웠고, 채권투매의 이면에는 지지선이 없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6.한은, 시장불안 인정..직매입

`시장심리가 한방향으로 쏠렸다`고 평가하던 한은이 결국 국고채 단순매입을 결정했다. 목적은 채권시장 안정. 한은은 "최근의 시장 불안을 일부 고려해 내년초 예정이었던 RP 매각 대상 채권 매입시기를 앞당겼다"고 밝혔다. 매입규모도 1조5000억원으로 평소보다 1조원을 늘렸다. 이번 시장안정용 국고채 직매입은 1999년 이후 7번째다.

한은이 시장심리 안정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FRB와 ECB의 자금 지원 규모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시장심리는 한은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에 다소 안정세를 찾는 양상이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채권시장의 악순환과 패닉 양상이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한은 직매입 발표로 시장이 안정된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며 "IRS 금리 추가 하락으로 본드스왑 스프레드 관련 추가 손절물량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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