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론 인수전, 진대제-KDB 왜 떨어졌나

더벨 현상경 기자 | 2007.11.28 17:11

낮은 가격+인수금융 부실 등 핵심원인...이해상충 문제도 껄끄러워

실트론 지분인수가 주요 목적이었던 진대제펀드와 동부그룹 내부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산업은행 컨소시엄은 이런 조건에도 불구, 인수전에 실패했다.

이들이 승자가 되지 못한 핵심원인은 결국 '가격요인'으로 알려진다. 쉽게 말해 입찰과정에서 매각자를 만족시킬 만한 높은 가격을 써내지 못했다는 것.

진대제-산은 컨소시엄의 경우 지분인수를 위한 자금구성 자체에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진대제펀드의 경우 당초 동부가 보유한 실트론 지분 이외에 LG측이 보유한 지분까지 감안, 최종적으로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자금을 마련하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다. 투자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인 2호펀드 역시 자금모집 과정에서 이 같은 구상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들이 2호 펀드를 통해 모은 금액은 1060억원 가량에 그친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투자자(LP) 끌어들이기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진대제 2호펀드에 투자한 LP는 10인으로 9월말 현재 등록된 43개 사모펀드(PEF)가운데 5번째로 많다. 이렇게 많은 LP를 초청했지만 이들이 정작 투자한 금액은 LP 1곳당 기껏 50~200억 안팎에 그친다는 얘기다.

진 펀드측은 이를 메우고자 주요 LP들에게 "실트론 딜을 따내게 되면 추가로 투자해달라"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즉 펀드에 돈을 더 넣기 싫으면 직접 실트론 지 분 일정분을 사가라는 것. 이런 제안에 대해 일부 LP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다른 LP들은 거부의사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진 전 장관의 이름을 보고 투자자들이 조금씩 투자를 하긴 했지만 진 펀드측의 딜소싱 능력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이렇다할 트랙레코드도 없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진 펀드측은 316억원을 모은 1호펀드에서 7곳의 벤처기업에 각각 10~20억원 정도를 투자한 게 트랙레코드의 전부다. 달리 말해 대형매물 투자경험이 전무했다는 것.

파트너인 산은 측은 이번 인수전에 20%정도의 지분을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족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진대제 측은 일부 연기금을 대상으로 실트론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때 자금을 투자하기로 한 별도약정을 맺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동부그룹의 지분을 다 산다고 해도 LG측의 입장이 만만치 않아 이 자금을 가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진대제-산은 컨소시엄은 인수금융 구조 자체가 탄탄하지 못하다보니 인수전에서 써낼 수 있는 가격도 높지 않았던 셈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비가격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알려진대로 진 전 장관이 동부하이텍 고문이란 점,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란 점이 야기하는 이해상충 문제가 우려사 항이었다. 셀러(Seller)입장에서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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