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美와 디커플링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7.11.28 13:23

WSJ 보도 "투자자들, '디커플링'론에 회의적"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위기로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이른바 '세계경기 디커플링'론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세계 경기 디커플링론은 이머징 마켓의 부상에 따라 세계 경기와 미국과의 상관 관계가 이전 보다 약해졌고 동조화 탈피로까지 이어졌다고 보는 시각이다.

하지만 미국 경기 상황이 전반적으로 더 악화되면서 유럽과 아시아가 정말 잘 견뎌내고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IMF는 지난 9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종전 5.2%에서 4.8%로 단 0.4%포인트만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긴 했지만 아시아와 유럽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낙관이 깔려 있었다.

IMF는 지난 4월 발간한 '세계 경제 전망'보고서에도 '디커플링 더 트레인(Decoupling the Train)'이라는 챕터를 삽입해 "현재 미국 경기 약화는 자국의 주택 시장 문제에서 확대된 것이며 세계 경기와는 관련이 적다"고 진단한 바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 데이비드 닷지 총재는 그러나 "IMF에서 중앙은행장들이 모인 후 두 달 사이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더욱 높아졌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밝혔다.

실제로 미국 주택 가격 하락세는 아직도 진행중이며 투자은행들은 열흘이 멀다 하고 새 손실을 공개하고 있다. IMF의 4월 보고서 내용 역시 이미 구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4월까지만 해도 고유가와 신용위기 등의 악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글로벌 증시의 동반 약세는 투자자들이 낙관론에 회의를 갖기 시작한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경기 지표로 확인된 유럽과 아시아 경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유로존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2.6%를 기록했고 독일과 프랑스 기업신뢰지수는 11월 들어 반등했다.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이 1.5까지 육박했지만 독일 기업인들의 수출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스페인과 아일랜드, 영국 등의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볼 때 안심할 수 없다.

독일 공구 업체인 위니그그룹은 최근 중국으로부터의 주문이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제조기업들의 대부분이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비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세계 경기가 직면한 위기를 세 가지로 분류했다. 20세기 스타일의 유가 급등, 21세기 스타일의 금융 위기, 19세기 스타일의 국제 무역 위기 등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이런 상황들이 특히 일본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으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역시 타격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10% 가까이 하락한 것은 디커플링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회의론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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