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대위기, 변화의 서곡일수도"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28 09:04

FT-삼성 스캔들은 경영승계가 초점…낡은 관행 변화 관심

27일 대통령의 '삼성 특검법' 수용에 까지 이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이에 대한 삼성의 대응을 보는 외신의 반응은 어떨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자로 '삼성의 파문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이번주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취임한 지 20주년이 되는 때인 만큼 축제의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은 창립 이후 최대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FT는 그룹 구조조정본부의 전직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 회계 장부 조작, 뇌물 공여 등에 대해 기자회견을 연이어 열고 대대적으로 폭로한 것은 모두 경영권을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안전하게 승계시키기 위한 것과 연관돼 있다고 파악했다. 물론 삼성측은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건희 회장과 재용 전무를 출국금지 시킨 상황이다.

FT는 경영권 승계와 연관이 있는 만큼 삼성의 심장을 강타하는 공격과 같다고 비유했다. 삼성은 지난해 매출이 1600억달러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한다.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 때문에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한국을 대변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이 부패됐다면 다른 기업들도 똑같을 것으로 생각하게될 것이다"는 내용의 국내 신문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고 FT는 언급했다. 이번 일로 한국의 경제에 자칫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대통령의 특검 수용으로 삼성그룹주가 동반 급락하며 그룹 시가총액이 52억달러나 증발하기도 했다.

FT는 경영권 승계 부문을 집중 조명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70년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오늘날과 같은 거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집단으로 변모시킨 것은 이건희 회장의 공이 컸다. 당면한 '스캔들'은 이 회장이 아들인 이재용 전무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과 연관이 깊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최고고객책임자(CCO)라는 특별한 직함을 갖고 있다.

FT는 삼성의 일관된 부인과 법률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전 청와대 법률자문관인 이용철 변호사가 삼성이 뇌물을 주려고 시도했다고 고백하면서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는 일부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김 변호사의 폭로 내용은 분식, 비자금 등 가공할 만한 것이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았다.

신문은 분명한 것은 이번 삼성의 스캔들로 인해 삼성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해 유례없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의 관행이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결과에 상관없이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한 주식담당 애널리스트는 "지켜봐야할 것은 삼성이 어떻게 이 문제에 대응하고 어떻게 오너십을 변화시킬 것인가하는 점"이라며 "삼성은 오래전부터 지주회사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의 상장이 선행돼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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