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씨티 '결자해지', 대폭 반등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1.28 06:54
전날 뉴욕증시 급락의 빌미를 제공했던 씨티그룹이 이날은 급반등 불씨가 됐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15포인트(1.69%) 상승한 1만2958.4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1.01포인트(1.49%) 오른 1428.2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9.81포인트(1.57%) 뛴 2580.80으로 장을 마쳤다.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소비자 심리가 2년래 최악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잠시 주춤거렸다. 또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가 잇따라 추가금리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소식이 전해진것도 상승폭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이 아부다비 투자청으로부터 75억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장 분위기를 주도하며 강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JP모간이 인텔의 순익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본 데 힘입어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휴일 매출이 두드러진 유통주들도 상승에 가세하면서 랠리 분위기를 굳혔다. 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95달러 아래로 내려선 것도 투자심리 호전에 일조했다.

전날 뉴욕 증시는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의 대규모 감원에 HSBC의 상각 소식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일제히 급락했었다.

섀퍼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주식매매 이사 토드 샐러먼은 "씨티그룹의 주식매각은 금융회사들에 대한 잇따른 부정적인 소식들을 상쇄시키는 호재"라며 "국부펀드들은 수익성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에게 잠재적인 구원자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 씨티그룹, 금융주 동반상승 주도

전날 '병'을 준 씨티그룹이 이날은 '약'을 줬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씨티그룹에 7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수익률은 11%, 전환가격은 31.83~37.24달러이며 행사기간은 2010년 3월부터 2011년 9월까지이다. 이로써 아부다비투자청은 씨티그룹 2대 주주로 부상하게 됐다.

스튜어트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맬컴 폴리 대표는 "증권사들이 9, 10월에 했던 것처럼 대형 은행들도 마침내 정면대응에 나섰다"며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에 비유했다.

씨티그룹 주가는 1.74% 오른 30.3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아부다비 투자청이 인수한 전환사채의 전환가격 31.83달러에 비해 1달러 정도 낮은 가격이다.

씨티그룹 뿐 아니라 여타 투자은행 증권사들도 이같은 자금조달을 통해 위기를 타개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융주의 강세를 유도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1.06달러 오른 42.94달러, JP모간이 1.89달러 오른 42.3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4.1% 급락했던 S&P 금융업지수는 이날 2.6% 상승,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 인텔 선두 기술주, 스태이플 등 유통주 가세

인텔을 선두로 한 기술주들도 상승기조에 일조했다. JP모간의 크리스토퍼 댄리 애널리스트는 "PC와 랩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인텔의 순익 전망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PC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인텔의 반도체 수요 또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 주가는 이날 74센트 오른 25.11달러로 마감했다.
3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한 비디오 게임업체 액티비전이 13.8% 급등,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두바이 투자청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도된 소니의 주가도 6.6% 급등했다.

유통업체 중에는 스테이플즈가 3분기 순익이 5.3% 하락했다고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10.6% 급등, 눈길을 끌었다. 순익 하락폭이 월가 예상치보다는 양호하게 나타남에 따라 향후 수익회복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담배 생산업체인 알트리아 그룹은 투자의견 상향 덕에 2.67%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담배 산업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투자의견 상향 배경을 밝혔다.

◇ 경기 지표는 '암울'

이날 발표된 경기관련 지표는 암울했다.
민간 경제연구단체인 컨퍼런스보드는 이날 11월 소비자기대지수가 87.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91이었다. 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상륙했던 2005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소비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주택 시장의 침체도 이날 발표된 S&P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3분기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4.5% 하락했다. 이는 198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2분기 하락률은 3.3%였다.

◇ 채권값 유가, 큰 폭 하락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설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며 국제 유가가 이틀째 하락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94.30달러까지 내려가는 하락세를 보인끝에 배럴당 전날에 비해 3.28달러(3.4%) 떨어진 94.42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9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다음달 5일로 예정된 OPEC 회의에서 증산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재기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아라비아가 증산의지를 재확인하고, 이란이 증산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보도가 유가 하락세를 가속화했다.

미 국채 수익률은 3년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4시40분 현재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05%를 기록했다.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오후 한때 21bp(0.21%포인트)급등(채권가격 급락)한 3.10%까지 상승했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하루전날인 26일 주식시장 급락 여파로 2004년 12월 이후 최저수준인2.87%까지 하락한 바 있다.
채권 중개사 캔터 피츠제럴드에 따르면 이날 기록한 상승폭은 2004년 5월 이후 최대폭이다.

전날 3.79%까지 급락, 2004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10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3.95%로 반등했다. 장중 한때 16bp 상승한 4.01%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동달러의 유입으로 씨티그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충격을 극복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고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날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던 달러도 주요 통화대비 반등했다.
오후 4시4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9.09로 전날의 108.83엔에 비해 상승했다. 달러/유로 환율 역시 1.4821달러로 전날의 1.4832달러에 비해 소폭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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