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정크'보다 못한 헐값매각 "왜?"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1.28 05:42

씨티의 굴욕, 배당유지 위한 고육책 분석

"급하긴 급했나보다" "망신이다. 아무리 급해도 너무했다"

서브프라임 부실로 흔들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최고 투자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씨티그룹이 무려 연 11%라는 고금리를 물고 아부다비 투자청에서 자금을 끌어온 것을 바라보는 월가의 시각이다.

다나 시밀루카라는 블로거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의견란에 "씨티 그룹 마케팅 구호를 'Live Richly(부자로 사세요)'에서 'Borrpw Richly(바가지 쓰고 빌리세요)'로 바꿔라"라고 비아냥댔다.

불과 2주전 씨티그룹은 10년만기 채권을 쿠폰레이트 연6.125%에 발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자금을 조달하면서는 일반 채권도 아닌, 주식으로 전환할수 있는 전환사채(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낮은게 일반적)에 대해 이같은 금리를 제공한 것은 '형평성'차원에서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수 밖에 없다.

행사기간이 2010년 3월부터 2011년 9월까지로 규정된 전환사채의 전환 기준가도 31.83~37.24달러로 현재 3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는 주가와 비슷하다. 씨티그룹 주가가 최근 급락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씨티그룹이 망하지 않는한 주식전환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인해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년도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현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7%대로 높아졌다. 하지만 연 11% 금리에 주식전환 옵션까지 보장받은 아부다비 투자청에 비하면 씨티 주주들은 터무니없이 홀대받고 있는 셈이다.

극단적으로 미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정크본드 수익률도 9.4%대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금리는 세계 최고 은행으로 불리는 씨티가 지불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가"라고 지적했다.


주식전환으로 인한 주가희석 효과 등을 감안하면 이번 자금조달은 기존주주들과 채권자들의 상대적 손실로 귀결될수 밖에 없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처럼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자금을 조달한 것은 로버트 루빈 회장을 비롯한 씨티 경영진이 서브프라임 손실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배당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실제로 서브 프라임 부실 책임을 지고 물러난 찰스 프린스 전 회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루빈 회장은 취임 다음날 "이사진은 배당성향을 유지할 의무가 있으며 적어도 내년 6월까지는 배당을 줄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9월말 주식수를 기준으로 할때 씨티그룹이 주당 54센트의 기존 배당성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분기당 27억달러의 현금이 필요하다.
이번에 조달한 75억달러의 자금은 향후 3분기, 즉 내년 6월까지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규모와 일치한다.

크레딧사이트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핸들러는 "아부다비 투자청은 씨티그룹에 배당삭감 없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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