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삼성특검' 환영 속 노림수는?

오상헌 기자, 김성휘 기자 | 2007.11.27 16:03

盧대통령 '특검수용'에 한목소리..신당 "부패척결"vs한 "당선축하금"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삼성 비자금 의혹의 진실 규명을 위한 이른바 '삼성 특검법안'에 대해 수용 입장을 밝히자 정치권은 일제히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각 정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청와대의 특검 수용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을 맞아 전국 각지로 흩어져 '유세전'에 돌입한 유력 대선 후보들도 대체로 노 대통령의 결정을 반겼다.

하지만 삼성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노정된 이견 그대로 삼성 특검이 몰고올 후폭풍과 유불리가 반영돼 저마다 다른 '정치적 노림수'도 읽혔다.

◇모처럼 입 모은 정치권 "환영" =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천 대변인은 이날 "국회 입법권을 존중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한나라당은 나경원 대변인도 "특검법 발효를 계기로 비자금 조성과 사용에 대한 의혹이 명백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특검 수용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삼성 특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청와대는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거부권 의사를 천명했었다"면서도 "시민사회의 진실규명 의지에 무릎을 꿇어 청와대가 특검법을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 역시 "특검법 수용은 당연한 것이다.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는 최 대변인을 통해 청와대의 특검 수용을 반겼고, 이명박 후보도 대전으로 향하던 KTX 열차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특검법을 청와대가 받아들인 것은 잘한 일이다. 이번 특검으로 진실이 밝혀지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환영했다.


이회창 후보측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고, 문국현 후보는 "삼성 특검법을 청와대가 받아들여 다행이다"고 밝혔다.

◇삼성특검 유불리 셈법은 '달라' = 정치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지만 행간에는 서로 다른 셈법이 읽힌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삼성 특검법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탓이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신당이 반부패 연석회의를 통해 특검법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통해 사회의 마지막 구조적 (부패) 카르텔이 깨질 것이다. 이번 대선은 부패한 낡은 후보와 반부패의 깨끗한 후보의 대결이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 특검을 고리로 이번 대선을 '반부패-부패' 구도로 자연스레 규정한 셈이다. 범여권 주자인 문국현 후보 역시 "(특검을 계기로) 부패를 척결하고 명예혁명이 일어나 약자들의 권리장전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 특검의 '본질'을 2002년 대선 당시 불법 대선자금과 잔금, 이른바 '당선축하금'으로 규정해 온 한나라당은 "권력형 비리인 대선자금 및 당선 축하금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나경원)"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특검을 통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정면으로 겨냥하겠다는 의도다.

이회창 후보측도 "정략적 의도나 당파적 이익에 따라 사건을 조사하려는 의도가 추호라도 보인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경계했다. 민노당은 "삼성 비자금이나 노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모두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며 성역없는 특검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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