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넘어지는 것부터 배워라

머니투데이 이기형 기자 | 2007.12.01 10:12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미 스키장이 개장, 주말마다 인파들이 몰리고 있다.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기분처럼 좋은 것도 없다. 하지만 이를 만끽하다가는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아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사실 스키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중에 스키장에서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경우를 찾기는 드물다.

별다른 보호장구 없이 급경사를 빠르게 하강하는 스키의 특성상, 한번 부상을 당하면 1개월에서 수개월까지 긴 치료기간이 필요한 중상인 경우가 많다.

◇무릎과 엄지손가락 가장 많이 다쳐= 스키는 체력이 필요한 스포츠다.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내려오면서 근력과 관계된 무산소 운동을 하게 되고 활강을 중간에 멈추기 어려우므로 근지구력과 관계된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된다.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민첩성과 순발력도 상당히 필요하다. 따라서 평소에 꾸준하게 운동을 하여 스키를 탈 수 있는 신체를 만들어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하체는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로 넘어져 대개 무릎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되는데, 부상 부위는 다리(72%)가 가장 많고 팔(20%), 머리(3.1%) 순으로 나타난다.

을지대학병원 정형외과 스포츠클리닉 이광원 교수는 “전체 스키 손상 중 30% 정도를 차지할 만큼 가장 흔한 무릎 관절의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부상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으나 후에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엄지손가락 부상도 ‘스키어의 엄지손가락(Skier's Thumb)’이라는 병명으로 불릴만큼 흔하다. 대개 넘어지는 순간 스키폴의 끈(Strap)이 엄지손가락에 휘말리면서 발생한다. 이럴 경우 단순히 손가락이 삐었다고 지나치기 쉬운데 인대 손상이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스노보드는 폴대 대신 손으로 방향을 잡기 때문에 어깨 관절의 탈구나 팔 골절이 흔히 발생한다. 양쪽 다리를 보드에 붙이고 왼쪽 다리를 내밀고 타는 특성 때문에 왼쪽 다리 부상이 오른쪽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잘 넘어지는 게 안 다치는 법= 스키나 스노보드 부상의 대부분은 넘어질 때 생기므로 초보자는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넘어질 때 스키폴은 엄지손가락 손상을 일으키거나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과감히 버리고 손을 스키 앞으로 내민 상태에서 다리를 모아 가로방향으로 넘어진다.

스키폴의 끈을 손목에 걸면 잘 빠지지 않으므로 평상시 끈을 풀고 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넘어져 정지하지 않았는데 무리해서 일어나는 것은 추가 부상의 위험이 높으므로 완전히 정지한 상태에서 주변을 확인한 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스노보드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지말고 앉는 자세를 취하면서 서서히 주저앉도록 한다. 넘어진 후에는 다른 스키어와의 충돌에 의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변을 잘 살핀다.

◇피로는 스키의 가장 큰 적= 스키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중 하나는 피로다. 스키를 3시간쯤 타고 난 뒤 부상빈도가 가장 높다. 피로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3시쯤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또 이 시간대에는 한낮 기온상승과 햇볕으로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해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부상의 원인은 상급자용 슬로프에 무리하게 올라가는 것이다. 또 평소에 충분한 체력을 유지하고,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필수다. 피로회복을 위해 2시간마다 30분씩 휴식을 취해주는게 좋다. 음주상태에서는 절대 스키를 타지 말아야 한다.

무릎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키판과 신발을 고정하는 바인딩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체중에 비해 바인딩이 너무 강하게 조정돼 있으면 넘어질 때 스키판에서 신발이 분리되지 않아 부상이 심해진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바인딩을 약하게 조절해야만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도움말 : 을지대학병원 정형외과 스포츠클리닉 이광원 교수>

■스키 부상 예방 10계명

1.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라. 타기 전에 적어도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라.
2. 피로하면 즉시 쉬어라.
3. 음주 스키는 음주운전만큼 위험하다.
4. 평소에 운동을 통해 충분한 체력을 유지하라.
5. 수준에 맞는 슬로프를 타라. 고난도 슬로프에서는 속도조절에 실패하기 쉽다.
6. 부츠는 발에 맞는 것을 신고 헬멧, 고글 등 보호장비도 갖춰야 한다.
7. 스키장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일을 없도록 한다.
8. 슬로프 눈 상태가 나쁘면 평소보다 한 단계 낮은 코스를 택하고 속도는 낮추어라.
9.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 말라.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다 더 크게 다친다.
10. 과거 부상의 공포에서 벗어나라. 심리적 불안은 부상위험을 증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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