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국부펀드, 소니 찍고 아시아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7.11.27 11:16
두바이 국부펀드 두바이인터내셔널캐피털(DIC)이 25일 소니 지분 인수를 발표했다.

정확한 인수 규모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DIC측은 다만 '의미 있는'(significant) 수준이라고만 밝혔다.

사미르 알-안사리 DIC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 내용으로 미뤄볼 때 이번에 매입한 지분 규모는 1~2% 정도로 추정된다.

알-안사리 CEO는 인터뷰 당시 DIC가 일회 투자 규모가 보통 5억~10억달러 정도라고 밝혔다. 10억달러는 소니 지분 2%에 상당한다.

이번 지분 인수를 담당한 DIC 산하 글로벌 스트리티직 에퀴티 펀드는 전체 자산 규모가 20억달러로 올해 HSBC, EADS 등의 지분도 매입한 바 있다.

◇ DIC 아시아 투자 전략 바뀐다

DIC의 지분 인수 소식에 소니의 주가는 26일 4.6% 상승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도 이에 힘입어 1.7% 급등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인수는 일본 증시 호재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로 세계 주요 국부펀드 중 하나인 DIC의 투자 방식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는 점이다.

DIC는 이전의 유럽, 미국, 중동 자산 일변도에서 탈피, 아시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약달러와 중동-이머징시장간 거래 확대 등에 힘입어 향후 수년간 현재120억달러 수준인 해외 자산 규모를 250억달러까지 늘리는 한편 약 20%에 불과한 아시아 자산 비중도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이는 DIC의 인도 ICICI은행 지분 인수에서 확인됐다. DIC는 7억5000만달러를 투입, ICICI은행 지분을 인수했다. 하지만 당시 인수는 인도 경제 고속 성장세를 배경으로 매출 신장세에 있던 기업의 지분 매입에 불과했다.

소니 지분 인수는 선례와는 성격이 다르다. 앞선 경우가 실적 향상에 따른 수익 확대를 노린 지분 매입이었다면 이번 경우는 하향세 기업 투자라는 보다 공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한때 전세계 가전시장을 지배하다시피 했던 소니는 지금 연 5% 영업이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처해 있다.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며 야심차게 진출한 게임기 시장에서마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DIC측도 이 같은 투자 전략 변화를 일부 시인했다. 26일 FT와의 인터뷰에서 알-안사리 CEO는 소니 지분 인수가 DIC의 전통적인 아시아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