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FT와 WSJ 그리고 닛케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26 16:19
주식시장은 수많은 변수로 움직인다. 지지선 없이 급락하던 글로벌 증시가 지난주후반 시작된 추수감사절 휴가를 기점으로 반등 모드로 돌아섰다. 26일 한국과 홍콩증시는 4% 넘게 급반등했다.

사실 급락과 반등 사이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갈수록 더해가는 신용경색 우려, 98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 달러화 약세 등 악재는 여전히 산재해 있다.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 여전히 진행형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주가가 싸졌다는 점이다. 다우지수는 1만4200에서 1만2800으로, 홍콩항셍지수는 3만2000에서 2만6000 아래로 단기간 주저앉았다. 한국 일본 중국 일본 등 세계 증시가 예외없이 급락했다.

이 가운데 26일과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른 신용경색이 내년에 최악에 달할 것이라는 흉흉한 내용을 머릿 기사로 실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서브프라임 투자로 인한 금융기관 손실이 미국 정부 예상치인 500억달러의 10배에 달할 수 있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크게 실었다.

JP 모간의 잔 로에이스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이 이를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주 증시 급락과 함께 금융시장은 실질적인 공포(패닉) 모드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서덜랜드 회장도 "아직도 신용경색 문제가 모두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위험하다"며 "금융기관에 유동성과 신용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변동금리(ARM)로 이뤄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금리가 내년에 대거 상향조정될 수 있다며 최악은 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RM 대상은 내년까지 3620억달러에 달하며 서브프라임이 아닌 1520억달러의 모기지 금리도 내년에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느 것 하나 새로운 사실이 없다. 내년에 신용경색 위기가 고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증시 급락에서 언론의 이같은 '힘주기'는 종종 단기 반등의 정확한 변곡점이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자산 일부를 일본 증시에 투자할 것이라고 공사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증시는 이에 힘입어 1.7% 반등했다.

그러나 신문이 밝힌 내용은 사실 변변한 게 없다. 투자 시기도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 보도는 CIC의 해외 금융전문인력 공개 채용 공고를 토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CIC는 2000억달러의 자산중 3분의 1 정도를 해외 금융시장에 투자할 계획인데, 중국내 해외 투자 전문가가 부족하다 보니 글로벌 인재를 공개 모집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 일본 증시와 채권시장 등에 투자할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뽑는다'고 했다.

200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경제대국 일본을 빼놓을 수 있겠는가. 문제는 비중이다. CIC가 일본에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극소수다.

오히려 한국이 더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가 강하게 반응한 것은 역시 '쌌기 때문'이다. 1만8000엔을 넘던 닛케이지수는 얼마전 1만5000마저 이탈하기도 했다. '이제는 될 것'이라는 고집스런 구애에도 불구하고 일본 증시는 장기간 '안되고' 있다.

연말 소비와 신용경색 추이를 보면서 반등의 지속 여부를 조용하게 관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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