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반등, 신용경색이 최대 걸림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26 15:39

한국- 홍콩 4% 급반등..낙폭과대+소비 기대

연말 대 바겐세일 들어간 미국, 세계 증시도 바겐세일?

'2차 신용경색 우려',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고유가를 딛고 세계증시가 반등모드로 돌아섰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증시가 추수감사절 소비 특수 기대로 1.5%, 유럽증시가 2% 가까이 각각 반등하자 아시아 증시는 26일 일제히 급등했다. 신용경색 피해는 미국, 유럽 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데, 주가가 동반 급락한 만큼 반등의 기세는 아시아가 훨씬 강했다.

이날 홍콩과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4%대 급등한 것을 비롯 대만 싱가포르 인도 호주 증시는 동반 2%대 올랐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7% 반등했다. 밸류에이션 우려가 가장 컸던 중국 증시만 보합에 머물렀다.

◇기술적 반등..원상 복귀는 아직 일러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컸던 국면에서, 신용경색에도 불구 미국의 연말 소비가 예상처럼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강한 모멤텀이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지는 소비 기대가 유효함에 따라 단기반등에 무게를 실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경고음이 꺼지지 않는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라 10월말의 상승추세로 복귀하는데는 진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증시 주변 여건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신용경색으로 잃어버린 수익률을 단기간에 만회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소시에떼 제네럴의 앤드류 클락 트레이더는 "지난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강하게 나타나나고 있다"며 "아직은 숏커버링(환매수)이 강하고 상승추세 전환을 기대하는 매수세는 뜸하다"고 전했다.

결국 연말 세계 증시의 방향타는 미국 경기 침체를 결정할 소비와 신용경색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연말 소비 최악은 아니다
추수감사절 연휴기간 미국 소비자들은 예상대로 소비를 작년만큼 하지는 않았다. 전미소매협회(NRF)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이 평균 347.44달러를 지불, 작년에 비해 소비를 3.5% 가량 줄였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최악의 주택경기 침체를 감안할 때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신용경색을 감안해 유례없는 판촉 행사를 벌였던 할인점과 백화점 관계자들은 "비싼 디지털 TV를 무리하게 사는 고객은 줄었지만 대신 저렴한 디지털 카메라와 게임기, 의류 등을 사는 소비자는 적지않았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블랙 프라이데이'였던 23일의 유통업체 매출은 오히려 작년보다 8.3% 증가했다.

나아가 26일(현지시간) 온라인 쇼핑이 집중되는 '사이버 먼데이'(26일) 소비는 역대 최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NRF이 사이버 먼데이 하루에만 7200만명이 온라인 상점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콤스코어 네트워크는 사이버 먼데이 매출이 7억달러를 넘어서 사상최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따라 유통업체 연간 매출의 20%정도를 차지하는 11, 12월 소비가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는 기대가 적지않은 상황이다.

◇신용경색은 내년이 더 심각..증시반등 걸림돌
그러나 배럴당 98달러까지 치솟으며 틈만 나면 100달러를 넘보고 있는 국제유가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신용경색이다. 월가 대형 은행들의 대규모 부실 상각에 신용경색의 파괴력은 갈수록 더해가는 흐름이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이는 안전자산으로의 쏠림을 부추긴다.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는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JP 모간의 잔 로에이스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이 이를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주 증시 급락과 함께 금융시장은 실질적인 공포(패닉) 모드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이 신용시장의 붕괴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주부터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주말 긴급 성명을 내고 신용 경색을 완화시키기 위해 이번주 유동성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서덜랜드 회장도 지난 24일 아일랜드의 채널인 TV3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온통 엉망"이라며 "아직도 신용경색 문제가 모두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에 유동성과 신용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FT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이 정부 예상치인 500억달러를 넘어 2000억~5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그리고 아직도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손실이 불투명하다는 점 등을 들며 실물 경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루전 월스트리트저널도 올연말과 내년 3620억달러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가 상향조정될 수 있다며 서브프라임 사태는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고 역시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이에따라 12월 연준(FRB)의 금리인하 전망은 보다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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