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이제 국제선서 격돌"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07.11.26 14:16

대한항공 저가항공 진출...제주항공 '반색' vs 아시아나 '떨떠름'

"제대로 된 저가항공사를 만들겠다."

대한항공이 저가항공산업에 뛰어들었다. 대한항공은 프리미엄급 유지와 동시에 자회사를 통해 저가항공에 진출, 시장지배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통해 다음달 중 200억원을 출자, 에어코리아(Air Korea, 가칭)라는 별도의 저가항공사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에어코리아는 인천공항을 허브로 중국 산뚱성과 하이난성, 도쿄를 제외한 일본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취항할 계획이다. 에어코리아는 종전보다 30% 가량 저렴한 항공요금을 바탕으로 내년 5월부터 운항에 들어갈 계획이다.

항공기는 안전성이 검증된 A300항공기 3대와 B737 2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항공기 정비와 운항훈련 등은 대한항공에 모두 아웃소싱해 저가항공사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안전문제를 불식시킬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희색, 아시아나는 떨떠름=대한항공의 저가항공 진출 소식에 대해 제주항공은 반기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국제선 항공면허를 모두 취득한 상태이며 국제선 정기노선 면허만 획득하면 된다. 에어코리아가 예정대로 내년 5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시작한다면, 제주항공도 형평성을 주장하며 국제선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에어코리아가 빨리 사업을 시작하길 바라는 입장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이 실패할 것이란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 에어코리아가 노리는 국제선 노선은 중국 일본 동남아 노선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 저가 항공이 들어선다면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코리아의 출항으로 단기적으로 시장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저가항공에 진출하지 않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섣불리 저가항공에 뛰어들었다간 이미지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에어코리아의 공존에서 오는 혼란과 문제점 등이 노출되면 장기적으론 아시아나항공의 이미지만 업그레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회적으로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이 실패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코리아는 신생저가항공사의 하나로 대한항공 출자만으로 대한항공의 운항경험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며 "건교부는 안전에 대한 신뢰확보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 검증된 저가항공사의 국제선운항을 허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섣부른 저가항공 허용은 국가신인도 추락, 항공안전 불명예국가로의 실추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가항공 무한경쟁시대 온다=에어코리아의 출범으로 저가항공 시장은 무한경쟁체제에 들어섰다.

국내선 시장에서 제주항공, 한성항공에 이어 영남에어가 운항을 준비하며 저가항공 시장은 포화상태가 됐다. 에어코리아는 국제선 시장에서 저가항공 춘추전국시대를 만들었다.

인천공항에 취항한 저가항공사는 세부퍼시픽(필리핀), 오리엔트타이(태국), 피엠티항공(캄보디아) 등 약 15개에 달한다. 내년엔 에어아시아 (말레이시아), 타이거항공(싱가포르)등이 추가로 진입할 예정이다. 제주항공도 국제선에 언제든지 뛰어들 태세인데다 에어코리아까지 더해져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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