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합당 무산, 천길 낭떠러지 선 기분"

"마지막까지 가능성은 열어놓을 것"

민주당과 합당에 실패, 단일화 전략에 차질을 빚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23일 "천길 낭떠러지에 선 아슬아슬한 기분"이라고 현재 심경을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기독교계 지식인이 주축이 된 평화통일 연구단체 '열린평화포럼'의 정기세미나에서 "역사가 우리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데 발 밑을 내려다보면 너무 엄중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민주당과 합당 협상이 무산된 데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지면 개인의 패배가 아니라 역사에 죄를 짓는구나 하는 엄중함 앞에, 큰 틀에서 민주평화개혁세력을 다 담아야 겨우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무 조건 없이 민주당과의 합당과 후보단일화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정치의 세계는 이해관계의 세계"라며 "정치인들은 말로는 대선에 모든 것을 던진다고 말하지만 12월19일 이후에도 정치를 해야하는 사람들이고 대선 이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앞에 합당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제 능력과 정성이 다하지 못했던 것이 송구스럽고 안타깝다"며 "마지막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놓고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