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맞은 정동영, 한 방 기다리는 신당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7.11.23 15:43

鄭 "당권? 총선? 티끌만한 관심도 없다" 절박함 강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결국 민주당을 놓쳤다. 마지막까지 협상의 불씨를 살리려고 동분서주했던 정 후보가 23일 "합당 무산"을 인정함으로써 단일화 변수는 일단 시야에서 사라졌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정 후보다. 단일화는 정 후보의 승부수였다. 이를 발판 삼아 후보등록 전 3강 구도를 형성하려던 계획이었다.

당내 반발로 협상이 엎치락 뒷치락할 때도 정 후보측은 '위기는 기회'란 말로 입장을 대신했다. 위기 국면을 돌파, 리더십을 확인하면 오히려 약이 될 거란 얘기였다.

이런 시나리오들은 물거품이 됐다. 정 후보는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숙제도 생겼다. 민주당과 통합 협상 과정에서 신당 내 이른바 '6대 계파'의 존재가 확인됐다. 단일화 앞에서 단일대오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신당의 표정은 그리 무거워보이지 않는다. 지지율에 대해서도, 단일화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 기대가 여전하다.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데, 무엇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제대로 터져주기만 한다면 선거 구도를 일거에 바꿀 수 있다"(신당의 한 의원)는 얘기다.

23일 당사에서 열린 고문단 선대위원장단 최고위원회 긴급 연석회의에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과 통합이 무산된 일은 이미 잊은 듯했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저 정도쯤 되면 스스로 공직사회에 안 나왔어야 하지 않느냐"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조일현 최고위원은 "이명박 후보는 세금도둑, 이회창 후보는 강도 경력"이라며 노골적으로 보수진영 두 후보를 비난했다.

대선이 임박할수록 여론의 단일화 압력이 세질 거란 전망도 신당이 기대하는 바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민주당 이인제 후보, 지지세력의 뿌리가 얕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더 큰 부담을 진다. 자연스레 무게중심이 정 후보쪽으로 쏠릴 수 있다.

한 당직자는 단일화에 대해 "성냥불은 그어졌다"는 말로 정리했다. 일단 불씨가 댕겨졌으므로 어떤 식으로든 '불꽃'이 타오를 거란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문국현 후보와의 협상 과정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문 후보측이 정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도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은 지나친 저자세가 아니냐는 것.

이날 연석회의에선 "문 후보쪽을 끌어안는다는 취지에서 국민 앞에서 낮은 자세로 얘기를 했는데 상대가 도를 넘는 얘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은 공감을 받았다고 김현미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정동영 후보는 '기대감'보다 '위기감'을 강조했다. 평소답지 않게 쓴소리도 했다.

정 후보는 비공개 회의때 "이번 협상과정에서 상대 당에 대해 총선만을 바라보고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우리 내부도 대선 이후만을 바라봤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이어 "나는 총선이나 당권, 그 어느것에도 티끌만한 관심도 없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다면 생명이라도 바꿀 각오다"고 잘라 말했다.

절박한 어조다. 하지만 그 '진심'이 당과 의원들에게 얼마나 전달될 지는 미지수다.
▲21일 불교계 초청토론에서 정동영 후보(오른쪽)가 문국현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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