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삼성과 자전거타기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7.11.23 15:05


22일 저녁 신라호텔에서 제일모직 '빈폴' 봄/여름 패션쇼가 열렸다.

최강희, 최민용, 김민선 등 연예인은 물론, 패션계 인사들이 가득 모여들어 '명품' 대열에 올라선 '빈폴'을 위상을 실감케했다.

이부진 신라호텔 상무와 함께 삼성가 3세 '프린세스'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도 참석했다.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예정과 달리 불참했다. 대신 패션부문 황백 부사장이 참석했다.

제일모직에서 기획담당으로 활약중인 이서현 상무보는 패션쇼에 참석한 지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환담을 즐겼다.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법이 법사위 소위원회를 통과해 삼성의 시름이 더해진 날, 삼성가 3세의 표정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얼굴이 밝았다. 활달한 성격에 업무 파트너로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지내며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평소 업무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

또 패션쇼 시작에 앞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사진전. 패션쇼가 열리는 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 입구에 들어서면 양쪽 벽면을 따라 권영호, 김동율, 김현성 등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돼있었다.

이번 사진전은 문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사진작가들의 순수작품 활동을 지원해

온 제일모직 빈폴이 지난해 12월 '가족'을 주제로 한 첫 사진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연 전시회다. 이번 주제는 패션쇼와 동일한 '슬로우 위드 바이크(slow with bike)'로 9명의 사진작가들이 '사람'과 함께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를 피사체에 담았다.


이어 이날의 하이라이트 패션쇼의 막이 오르고 메인모델 탤런트 강지환을 비롯해 수십명의 패션모델이 무대위에 등장하며 빈폴의 내년 봄/여름 시즌 옷을 공개했다.

이날 패션쇼에는 빈폴맨즈·빈폴레이디스·빈폴진·빈폴골프·빈폴키즈·빈폴 액세서리 등 총 6개의 브랜드가 '영국풍 프레피룩'을 컨셉트로 60여점의 경쾌한 분위기의 의상을 선보였다. 패션쇼 주제에 맞게 모델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무대위에 등장하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깔끔한 빈폴 의상, 모델들의 여유있는 워킹, 꾸밈없는 표정에서 보통 화려하게 과장되게 마련된 여느 패션쇼와는 다른 편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여유롭게 삶을 즐기며 자신의 시간을 늘려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슬로우 라이프'가 무대위에 제대로 재현된 것.

최근 불어닥친 '삼성가의 시련'과 대조되는 이서현 상무의 밝은 표정처럼 삼성의 '1등주의'와 '슬로우라이프' 기치는 상충되는 면이 많다.

삼성은 1등주의, 효율로 '구태'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삼성문화를 만들어 대한민국 경제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금 삼성은 경영권 승계과정의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날 패션쇼는 '1등 삼성'을 넘어서 삶의 질을 높이는 '슬로우 라이프'를 함께 할 수 있는 더욱 성숙된 삼성을 꿈꿔보게 만든 환상적인 자리였다.

베스트 클릭

  1. 1 계단 타고 2층에 배달한 복숭아 2박스…"한박스는 택배기사님 드세요"
  2. 2 농사 일하던 80대 할머니, 이웃을 둔기로 '퍽'…이유 물었더니
  3. 3 끔찍한 '토막 시신', 포항 발칵…"아내 집 나가" 남편은 돌연 배수관 교체[뉴스속오늘]
  4. 4 [단독]의협 회장 반발에도…"과태료 낼라" 의사들 '비급여 보고' 마쳤다
  5. 5 손흥민, 부친 손웅정 감독 앞에서 "은퇴 후 축구 일은 절대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