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펀드·은행상품으로 갈아탈까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7.12.04 11:33

[머니위크]불안한 증시, 안전한 투자대상 찾기

이달 들어 새가슴 씨는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 주식형펀드로 한국과 중국 증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는데 두 시장 모두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 중국 펀드는 그동안의 수익을 다 까먹고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브레이크 없는 주가 급락에 입맛도 쓰기만 하다. 나름대로 자산 배분에 심혈을 기울인 터라 더 갑갑하다.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에서 촉발된 국내외 주가 하락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안전자산으로 옮길 때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가의 바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소나기를 피해 원금이 보장되는 자산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22일 종가 기준으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선 아래로 밀렸고, 코스피지수도 1800선이 붕괴됐다. 미국과 홍콩, 일본 등 해외 주요 증시도 약세장을 연출하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안전자산으로 갈아탈 때일까. 일부 자산을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옮긴다면 어떤 상품이 매력적일까.

◆ 안전자산에 묻을 때인가

국내외 주요 증시가 의미있는 지지선을 뚫고 내려왔지만 강한 반등보다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포트폴리오에 안전자산을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코스피시장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힘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150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약세장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부터 안전자산 편입 비율을 늘릴 때"라고 주장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주가가 떨어질 때 평균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내는 적립식펀드로 투자하면 시장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또 적립식펀드는 시장 상승기보다 하락기에 낮은 가격에 자산을 매입한 데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때가 오히려 투자 적기라는 얘기다.

시황을 예측하고 짧은 호흡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시장 리스크를 피하고 싶을 경우 원금보장 상품에 일부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주식에 편입된 자금을 모두 정리하고 채권으로 옮겨타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분산 차원에서 일부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것은 권할 만한 투자전략이라는 의견이다.

◆ 국내 채권형펀드보다 은행 예금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상품은 은행 예금, 적금과 채권형 펀드다. 채권형 펀드와 은행 예금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한다면 어떤 것이 더 유리할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형펀드보다는 은행 상품이 더 낫다고 입을 모았다. 선진국과 달리 국내 채권시장은 상품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채권형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이론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내 채권형펀드보다 은행 예금이 나은 이유는 간단하다. 펀드 수익률보다 예금 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을 이용하면 예금자보호를 받으면서 연7%대의 상품에 가입할 수 있고 새마을금고는 연6% 중반의 금리에 세제혜택도 볼 수 있다. 시중은행도 6%대의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은행 예금보다 떨어진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72개 국내 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3.49%에 그쳤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채권형 펀드 가운데 1년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아이프리미어채권'으로 5.22%를 기록했다. 이밖의 펀드가 연 3~4%의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장기주택마련채권'은 1년간 수익률이 1%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허진영 제로인 애널리스트는 "자산 배분 차원에서 채권형펀드에 가입할 수는 있지만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보다는 은행 예금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균 한국투자증권 투자교육팀장은 "앞으로 6개월~1년 동안 금리가 떨어지기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높고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채권으로 자금을 운용하려고 한다면 펀드보다 만기가 1년 가량 남은 국채에 직접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해외펀드는 글로벌채권형으로

해외 채권형펀드는 어떨까. 국공채를 제외하면 펀드에 편입할 만한 투자 대상이 제한적인 국내 금융시장보다 해외에서 운용하는 펀드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을까.

김균 팀장은 "예금금리보다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낮은 국내 상품에 비해 해외 채권형 펀드는 국공채 이외에 회사채나 정크본드 등 다양한 투자 자산을 편입하며 수익률도 국내 상품에 비해 높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 국내 시장에 비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채권형펀드가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것. 특히 정크본드에 투자할 경우 리스크가 높은 한편 15% 내외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주식시장이 불안할 때 대안투자로 고려할 만 하다는 설명이다.

해외 채권형펀드는 크게 글로벌채권과 이머징채권으로 구분된다. 글로벌 채권형펀드는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반면 이머징채 채권형펀드는 신흥시장의 채권 편입 비중이 높다.

두 가지 상품 가운데 수익률이 높은 쪽은 글로벌 채권형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템플턴글로벌채권-자(E)'와 '템플턴글로벌채권-자(A)'의 수익률이 각각 10.63%, 10.33%인 것으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글로벌채권형펀드인 '하나UBS베스트셀렉션해외재간접'은 4.04%에 그쳤다.

아시아나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는 수익률이 저조했다. '푸르덴셜스트래티직인컴혼합' 1-1과 1B가 1년 동안 각각 1.52%, 0.79%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 단기 운용에는 RP, 발행어음

동양종금증권에서 판매하는 RP와 발행어음도 자금을 안전하게 굴릴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 금리가 낮았을 때는 RP와 발행어음이 매력적인 상품이었지만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선호도가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운용할 때는 RP와 발행어음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짧게는 1개월 이내에서 3개월, 6개월, 1년 등 운용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23일 현재 60~365일짜리 RP의 약정이율이 연 4.9%이며 발행어음은 만기 90일~365일인 상품이 5.0~5.40%의 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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