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매업체 우울한 '블랙프라이데이'

머니투데이 김능현 기자 | 2007.11.23 11:33

연말 소매업체 매출 전년비 4% 증가…예년보다 둔화

23일 미국 전역에서 쇼핑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이른바 '블랙프라이데이'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네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의 모든 소매업체들은 이날을 기점으로 크리스마스까지 4주간 대대적인 할인판매에 들어간다. 미국인들은 평소 눈여겨 봤던 물건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장사진을 친다. 잘만하면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을 반값이하, 때로는 거의 공짜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4주간의 쇼핑시즌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분수령이다. 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 기간에 발생한다. 10월까지 감수했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최대 기회다. '블랙'이라는 말도 재무재표를 흑자로 되돌린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풍성해야 할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우울하기만 하다. 일부 소매업체에서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 소매연합(NRF)에 따르면 올해 연말 소매업체들의 매출은 전년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4.6%)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컨설팅 업체인 알바레츠 & 마샬의 고위 임원인 핀리는 "소매업체들은 이번 쇼핑시즌을 계기로 주택경기 침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고유가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 메이시, J.C.페니 등 대표적인 소매업체들도 올해 쇼핑시즌 매출이 예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핀리는 "올해는 패션 트렌드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의류 및 구두판매가 특히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장난감 매출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산 장난감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부모들이 장난감 구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가품 판매는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핀리는 "서브프라이 모기지 부실 및 고유가는 저소득층에게 주로 영향을 미친다"며 "고소득층은 올해도 풍성한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판매실적이 부진할 경우 소매업체들이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 업체인 북스바움 그룹 회장 스테반 북스바움은 "연말 쇼핑시즌 매출 증가율(전년대비)이2~3%에 그칠 경우 소매업체들은 내년부터 일부 할인점을 폐쇄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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