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잇단 CD 발행 → 금리급등 왜?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진상현 기자 | 2007.11.23 09:25

예금이탈 대출증가, 해외자금조달 막혀..유동성관리도 영향

은행들이 앞다퉈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리면서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거 CD 발행은 기본적으로 예금 정체, 대출 증가 등으로 인한 자금 부족분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당국의 유동성 관리가 엄격해진 데다 심리적인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붙은 영향도 적지 않다.

91일물 CD금리는 22일 7영업일 연속 상승하며 5.49%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이후 무려 14bp(0.14%포인트) 상승했다.

예금은행의 CD 발행잔액은 지난 10월중 3조2030억원에 이어 이달들어 19일 현재 2조7385억원 순증했다. CD 공급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자금이 필요한 은행들이 이에 응하면서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이 계속 늘고 있지만 고금리 특판에도 예금 증가세가 더뎌 경쟁적으로 CD 발행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감독당국의 원화유동성비율 관리가 분기에서 월 단위로 바뀐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원화유동성비율은 3개월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에 대해 항시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를 나타낸다. 감독당국은 당초 분기별로 105%를 유지토록 했으나 지난 9월부터 기준을 100%로 낮추는 대신 월단위로 맞추도록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이 계속 이탈하는 데다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려워 매월 유동성비율을 맞추기가 힘들다"며 "어쩔 수 없이 CD 발행 등을 통해서라도 유동성비율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은 주로 4~6개월 만기의 CD를 발행해 원화유동성비율을 맞추고 있다. 3개월 미만의 부채는 늘리지 않으면서 현금유동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1~3개월 뒤면 만기가 3개월 이내가 되기 때문에 다시 차환 발행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이 지난 7일 한국은행의 지급준비금(시중은행의 예금 일부를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것) 적립 마감일에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8000억원을 조달한 것도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을 운용하다 보면 예측을 잘못해 한은 자금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고 전제한 후 "(국민은행의 RP 매입이) 유동성 부족 등으로 잘못 인식되면서 자금조달 경쟁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CD 발행 수요는 크게 늘어난 반면 매수세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자는 "채권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주로 CD를 매입하는데 당국에서 펀드 편입비중을 5%로 제한해 발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펀드 운용자들이 CD금리가 연일 상승하자 좀더 기다리자는 심리가 작용해 CD 매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은행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은행들은 자금조달 수요가 큰 연말까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심리적인 불안이 해소되고 펀드로의 자금 쏠림이 완화되면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적극적인 자산유동화 등 자금조달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은행들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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