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N 병행수입 개시..수입차업계 '떨고있니'

최명용 최종일 기자 | 2007.11.22 16:07

SKN 병행수입 잘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공식딜러 주문 딜레이 현상도


공교롭게 같은 날이었다. SK네트웍스가 수입차업계에 도전장을 던진 날과 수입차 대표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베스트셀링 모델 C클래스를 출시한 날은 같았다.

SK네트웍스는 22일부터 방배동과 분당 매장에서 수입차 병행수입을 시작한다. 병행수입은 우리나라보다 차값이 싼 미국이나 유럽에서 자동차를 수입,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공식딜러십을 맺지 않아 차값이 상대적으로 싸다. 대기업이 수입차 병행수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네트웍스는 벤츠 모델도 수입한다.

SK발 폭풍이 미칠 영향은 얼마나 될까. 몇개월은 지나봐야 한다. 매출 규모나 소비자 반응도 살펴야 한다. 그러나 콧대 높았던 수입차업계가 떨고 있다는 분위기는 확실히 감지된다.

◇목표 3000대 vs 주문 딜레이=SK네트웍스의 방배동 에스모빌리언매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내년까지 판매 목표를 2500~3000대로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팔린 수입차 판매량이 약4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7~8%대의 점유율로 단번에 차지하게 된다. 시장상황에 따라 두자릿수 점유율도 가능해 보인다.

SK네트웍스는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토요타 등 5개 브랜드를 공식딜러보다 10~25%까지 싸게 판매키로 했다. 럭셔리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차값 인하 폭은 상당하다. 벤츠 S550 모델의 경우 옵션을 빼면 5000만원가까이 저렴하다.

SK네트웍스의 위력은 병행수입 개시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병행수입 가격을 봐가며 계약을 하겠다는 고객들의 주문 딜레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SK네트웍스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일부는 공식딜러들이 가격을 인하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벤츠코리아 김보민 상무는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딜러들로부터 주문 딜레이가 이뤄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벤츠코리아는 고객들에게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병행수입때문에 가격을 내리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SK네트웍스의 영업상황을 살피고 있다. 다만 신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조금씩 낮추는 방식으로 가격 인하 대열엔 동참하고 있다. 이날 벤츠도 C클래스 새모델의 가격을 1050만원을 싸게 책정했다.

◇잘되도 안되도 걱정=수입차업계는 SK네트웍스의 병행수입이 잘되도 걱정, 안되도 걱정이다. 잘되면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게 되는만큼 실질적인 피해가 생긴다. 안되면 브랜드 이미지를 까먹게 될 우려가 생긴다.


공식딜러들이 제기하는 병행수입의 가장 큰 문제는 애프터서비스문제다. 부품을 제때 구하지 못하고, 수리를 제대로 못할 것이란 우려다.

SK네트웍스를 통해 구입하는 차와 공식딜러들이 취급하는 차는 사양이 다소 다르다. 벤츠의 경우 SK네트웍스가 S550을 취급하는데 반해 공식 딜러는 S500을 취급한다. 같은 모델인 S600이나 E350모델도 저사양부터 풀옵션까지 다양한다. 공식딜러는 풀옵션만 취급한다.

토요타의 경우 공식딜러가 취급하지 않는 캠리 3.5 V6모델을 SK네트웍스는 들여오고 있다.

이들 모델의 정비는 기본적으로 SK네트웍스가 담당하겠지만 공식딜러에게 수리 요구가 들어올 경우 문제가 생긴다. 공식 취급 모델이 아니어서 부품을 구하는데만 3~6개월은 걸릴 것이란 설명이다. 이렇게 될 경우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브랜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란게 수입차 업계의 고민이다.

◇같은 모델 고르는게 요령=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비싼 값을 주고 비싼 서비스를 누리던가, 저렴한 가격에 만족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한가지 팁이라면 공식딜러가 수입하는 모델과 같은 사양을 병행수입업체에서 구매하면 두가지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병행수입의 저렴한 가격에 공식딜러들이 구비해 놓은 부품을 이용한 AS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딜러들이 꺼려한다는 홀대는 감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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