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에 고유가 '엎친데 덮친격'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22 10:27

인플레이션 위험 자극해 세계 경기에 큰 위협-FT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금까지 수요증가에 따라 유가가 100달러 근처까지 올랐다면 앞으로는 공급 제한에 따라 높은 유가가 유지될 것이라며 신용경색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과 맞물려 세계 경제 성장을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중국 인도 등 고성장, 이머징마켓의 수요가 유가 100달러 시대를 견인했다면 앞으로는 미국과 이란간 긴장, 정유 설비 투자 감소에 따른 공급 감소에 따라 유가가 경기에 타격을 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FT는 고유가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된 상황에서 각국의 중앙은행은 신용경색에 대해 금리인하 등의 적절한 조치를 마음 놓고 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경색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부양정책을 단행 해야하는데 인플레 위험이 높아진 만큼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전날 시간외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WTI) 중질유 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99달러를 넘었다. 21일(현지시간) 정규거래에서 97달러대로 되밀렸지만 100달러 시대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100달러는 충격..공급부족이 견인
캠브리 에너지 연구협회의 다니엘 예르긴 회장은 "유가가 배럴당 60, 70달러일 때보다 90달러일 때 불안감이 적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100달러를 넘어서면 70달러일 때보다 더 많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사이몬 존슨 이코노미스트 역시 "수주 안에 소비자들은 세자리 유가를 볼 것이다. 세계 경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동의했다.

존슨은 "21세기형 금융시장 위기와 1970년대의 낡은 원유 쇼크를 한꺼번에 경험하고 있다"며 "자칫 세계 경제가 '퍼펙트 스톰' 앞에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유가상승이 중국 등의 높은 성장에 따른 수요의 증가 때문이라며 그 파장을 애써 외면해왔다. 지난 4월에도 IMF는 수요 증가가 주도하는 유가상승이라며 세계 경제의 탄탄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존슨은 100달러를 향한 상승은 공급 부족에 따른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원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은 없겠지만 이미 시장은 공급 차질에 따른 수급불균형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이란 공격설이 영향을 주고 있으며 길게보면 원유 산업 전반에 걸친 설비투자 감소가 생산을 제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플레 위험 수반하며 세계 경제 위협
IMF 모델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르면 세계 경제 성장은 0.1~0.2% 둔화된다. 내년 평균 유가 전망치가 배럴당 75달러에서 100달러로 상향조정된 것을 감안할 때 세계경제 성장 전망도 4.8%에서 4.1~4.5%로 둔화될 전망이다.

존슨은 이는 신용경색이라는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단순 비교라고 보았다. 유가급등이 인플레이션 쇼크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에 맞서 싸워야하는 중앙은행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판단이다. 실제 유가상승으로 금리인하 카드를 쉽게 꺼낼 수 없고 이에 따라 유가의 경기에 대한 영향력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경기둔화와 고유가가 맞물리면 선진국의 원유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변수를 고려해야한다. 선진국 경기둔화가 바로 유가하락으로 이어지는 과거의 패턴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원유생산국들은 증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떨어뜨려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란과 베네주엘라는 찬성하지 않고 있다. 결국 100달러 유가를 두고 '꼭지'라고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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