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예상보다 낮은 6.4% 인상 배경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7.11.22 03:46

건보료와 입원환자 식대급여 연계… 조삼모사식 지적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내년 건보료 인상률 6.4%는 예상보다 낮은 수치다. 정부가 건보재정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 8.6%는 인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 온 점으로 미뤄 최소 7%대 인상이 점쳐져 왔었다.

그렇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크게 '밑진 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입원환자 식대급여 축소 등을 통해 재정절감 효과를 거두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아랫돌(입원비) 빼서 윗돌(건보료) 메운다는 불만이 나올 법도 하다.

◇국민 부담 얼마나 느나=6.4% 건보료가 오르게 됨으로써 직장가입자는 월 4000원(6만3140→6만7181원), 지역가입자는 3500원(5만5432원→5만8980원)을 더 내야 한다.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현재 4.77%에서 0.31% 오른 5.08%로 상향됐다. 월급으로 1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는 4만7700원(절반은 사업주 부담)을 내면 됐지만 내년에는 5만880원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소득·재산 상승에 따른 자동 인상분을 고려하면 연 건보료 인상률은 12%를 상회하게 된다. 과표조정에 따라 11월 부터 평균 6.1%가 인상된 지역가입자는 두달 만에 인상분을 기준으로 건보료가 6.4% 오르게 돼 체감 인상률은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직장가입자는 4월에 과표조정이 이뤄진다.

◇소폭 상승 배경은=6.4% 인상률은 올해(6.5%) 인상률 보다도 낮은 것으로, 고율 인상 불가피론을 설파해온 정부 태도로 봐서는 의외다. 건강보험 재정은 보장성 확대와 담뱃값 불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말 3200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고돼 있다.

복지부 안팎에서는 가입자단체의 반대가 워낙 강경한데다 임박한 대통령선거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감한 시기에 국민들에게 '비호감'이 분명한 건보료 고율 인상을 고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 보다 인상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지, 2004년 2.9%, 2005년 3.5% 인상과 비교하면 고율 인상에 속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더 인상해야 하지만 가입자와 공급자 단체 모두에서 너무 크게 인상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삼모사?=건보료 인상폭이 감소된데 따른 피해는 입원환자들에게 주로 돌아간다. 입원환자 식대급여 본인부담이 현재 20%에서 50%로 늘어나고 6세 미만 아동 입원비도 전액 무료에서 10%의 본인부담금이 매겨지게 된다.

이렇게 해서 줄일 수 있는 건보재정은 연간 2500억원 가량으로 총액 기준으로 봤을 때는 건보료 1% 인상 효과와 맞먹게 된다. 여기에 약제비 절감과 피부양자 자격요건 강화 등 정책효과로 2700억원을 추가 감축하겠다는게 복지부의 복안이다. 복지부가 건보료를 양보하면서 '조삼모사' 식으로 실리를 추구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번 결정으로 정채 실패를 자인한 꼴이 됐다. 입원환자 식대급여는 1년6개월만에 후퇴했고, 입원 아동 입원비 지원이 의료비 지출증대를 불러오자 2년만에 궤도를 수정했다.

보건의료계 인사는 "정확한 예측 없이 덜컥 결정했다가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건보료와 연계해 슬쩍 물러서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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