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과 감상의 가치를 동일시하라

박정수 외부필자 | 2007.12.11 17:38

[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④ 어떻게 사야 하나

“어떤 것이 좋은 작품 인가요.”
“어디서 그림을 사면 속지 않을까요?”
“돈 되는 미술품 없어요?”

미술투자는 마음과 시간의 싸움이다. 소장의 가치와 감상의 가치를 동일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초보의 수준을 넘었다. 처음으로 미술품을 사고자 마음먹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소장과 감상의 가치를 동일시하면 실패가 없다. 집 팔아서 미술품 사는 사람은 절대 없기 때문에 이보다 안전한 투자도 없다. 누군가 돈도 많으면서 마음에 맞는 미술품을 발견했다면 몇백만원 몇천만원 하더라도 말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돈 많으면 뭘 하든 무슨 상관이랴.

다만 가격이 오른다는 보장은 하지 못한다. 돈 되는 미술품을 값싸게 사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돈 되는 미술품은 익히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거나 눈에 익은 그림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은 매매가 활성화 돼 있어 스스로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어떻게 사면 좋을까? 그림을 사고 싶어도 그림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파는 곳은 많은데 살만한 곳이 없다. 큰 맘 먹고 전시장에 들러 미술품 가격에 물어보면 ‘툭 치면 300만원에서 500만원’이다. 어떤 미술품이 관계자들에게는 위대해 보일지는 몰라도 그림을 가져본 적 없는 보통인에게는 그냥 그림 쪼가리로 보이기도 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누드작품을 보고 민망해 하고 마는 우리네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 일 뿐 아니라 거기에 대한 가치와 평가를 도저히 내릴 수 없다. 미술품에 대한 평가는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작품과 나쁜 작품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 수많은 예술가들의 창작품이 다 좋은 것이 아니며 다 나쁜 것 역시 아니다. 그러면서 미술에 투자하라고 한다. 주식보다 미술이 좋다고 한다.

사람들은 미술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품에만 관심을 둔다. 미술품이 가지고 있는 예술성보다 얼마짜리냐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구매하는 방법에 혼란을 야기한다. 소장 가치와 감상 가치를 가지고 투자 가치를 이야기하면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이 쉽게 생긴다.


아주 노골적으로 “이 작품값 오를까요?”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무척 곤란하다. 미술품을 구매할 때 “이 작가 작품 성향이 어때요?”라든가 “꾸준한 활동이 지속될까요?”라고 물어보자. 두 가지가 곧 돈으로 전환된다. 고상함으로 포장된 노골적인 질문임을 이해하자.

미술품을 살 때 돈이 중심이 되면 껄끄러운 이야기가 되고 만다. 약간의 품위와 약간의 지성을 가지고 미술품에 접근하자. 늘 가까이 있는 미술을 품에 안아볼 시기가 되었다. 투기나 투자 대상의 미술이건 상관없이 미술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미술품을 취득하여 거실에 걸어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술을 관람하는 것 또한 미술품을 사는 것이다.

‘돈 되는 미술품을 가지기에 앞서 돈이 되어있는 미술품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미술품을 사는 방법의 선결 요건이다.

작가명:정명교. 재료:캔버스에 혼합재료.시계. 24*33cm, 2007
<작품 캡션>
Cosmic signal-space 작가명:정명교. 재료:캔버스에 혼합재료.시계. 24*33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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