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악재의 종합선물세트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21 15:51
국제유가가 21일 시간외 거래에서 99달러를 돌파했다. 내일 당장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2차 석유파동 때보다 낮다는 시각도 있지만 세자리 유가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다.

미연준(FRB)은 경제와 물가전망 등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2.5%로 하향 조정했다. 연준은 지난 6월 전망치인 2.5~2.75%에 비해 현격히 낮아진 수치다. "신용 시장 경색과 서브프라임, 점보모기지론 등의 축소, 예상 보다 악화된 주택 지표, 고유가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혼재돼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미국의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 맥은 사상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12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반영하면서 20억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전문가 예상치를 훌쩍 넘는 '쇼크'였다. 주가는 상장 20년래 최대폭(29%) 떨어졌다. 배당금 규모도 절반으로 줄였다. 프레디 맥이 위축돼 대출을 줄이면 민간 모기지 회사들은 영업에 적지않은 타격을 받는다. 급기야 대표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측은 전면 부인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급락하며 110.0엔선을 이탈했다. 5일째 급락했다. 신용경색이 다시 강화되며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고 이에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 달러/유로 환율은 1.48달러마저 돌파, 연내 1.5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하나같이 삭막하기만 하다. 추수감사절을 앞둔 월가에는 악재가 가득 담긴 큼지막한 종합선물세트가 배달된 것이다.


기댈 곳은 연준 밖에 없다. 경기가 망가지고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제시되며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장참여자들은 물가에 연연하기 보다 경기침체를 막는 게 우선이라고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미국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폴 맥컬리 펀드매니저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3% 미만으로 내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발표되는 경기지표에는 모기지금융가협회의 주간 주택융자 신청지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미시건대 소비심리평가지수, 10월 경기선행지수 등이 있다. 우선 경기 동향을 직접 가늠할 수 있는 소비 지표가 관심을 끈다.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치는 75.0으로 이전과 같다. 경기선행지수는 마이너스 0.3%로 집계됐다.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다.

아시아증시는 급락했다. 한국 홍콩 일본 대만증시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악재의 종합선물세트 앞에서 이렇다할 저항조차 없었다. 덮치는 기세가 강할 때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장중 나스닥100선물 가격은 13포인트 넘게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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