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품귀'..은행·기업,자금조달 초비상

더벨 황은재 기자, 김동희 기자 | 2007.11.21 16:50

신용위험 수직상승, 해외채발행 원천봉쇄..국내 채권발행 급증

편집자주 | 【이 기사는 11월 21일 16시 35분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이미 출고된 것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2차 충격으로 국내 은행들의 달러자금 부족현상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해외차입이나 해외채 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국내에서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시장인 통화스왑과 외환스왑 시장은 달러수요가 폭증하며 패닉 상태에 빠졌다.

외화조달에 실패한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원화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서브프라임 영향권에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CMA로 빠져나가는 예금을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로 메우던 은행들은 그 발행규모를 더욱 늘리고 있다.

해외채 발행, 올 스톱(All-Stop)..달러 자금 `경색`

지난달초 재개된 시중은행의 해외채권 발행은 두달을 가지 못하고 다시 끊겼다. 서브프라임 2차 쇼크가 발생했고 그 충격의 크기는 8월의 1차쇼크를 압도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이달초 1차쇼크 때인 8월 수준으로 올라섰고, 불과 20여일만에 다시 두배로 뛰었다.

국내 금융회사중 서브프라임관련 CDO자산에 가장 많이 투자한 우리은행의 경우 8월 50bp였던 프리미엄이 현재 100bp까지 올랐다. 지난 8월 신용등급이 세단계 낮은 현대차(S&P기준 BBB-)가 기록했던 수준이다. 10월 해외채권 발행을 준비했던 산업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은 사실상 채권 발행을 중단했다.
↑자료, 국제금융센터

현대캐피탈도 해외채권 발행을 유보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해외채 발행을 위해 넌딜(non-deal) 로드쇼를 나갔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가격산정(프라이싱) 등 발행을 잠정 유보했다"고 밝혔다.

고금리를 주면서 발행하기는 부담스러운 데다 신용경색으로 채권을 사줄 곳도 없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해외시장 사정을 감안하면 올해말까지 해외채권 발행은 사살싱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차입이 막혔지만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와 해외펀드 활성화에 따른 환헤지로 은행의 달러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어 `달러 구하기 전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은행장들이 지난 20일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외화유동성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에게 한국은행이 외화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건의해달라"는 요청할 정도로 달러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원화와 달러를 교환할 수 있는 스왑시장은 패닉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만기 1년미만 달러와 원금을 교환하는 외환스왑(FX스왑)시장에서는 3개월짜리 원화 금리가 1%대로 떨어졌다. 통화스왑(CRS)시장에서는 원화를 1~3년 빌려줄 때 요구하는 금리수준이 2%대로 급락했다. 반대로 달러자금을 1년 빌리려면 21일 기준으로원화에 비해 3.24%의 이자를 더 얹어줘야 한다.

은행채 신용스프레드 급등..원화 회사채 발행 추진

신용경색 파장은 원화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은행에서 증권사 및 펀드로의 자금 이동에 신용경색이 겹치면서 은행채 스프레드는 카드사태 이후 최고치로 벌어졌다. 올초 0.19%포인트였던 3년만기 AAA급 은행채 신용스프레드는 20일 55bp로 확대돼 2003년 카드사태 당시 수준까지 벌어졌다. 은행의 수신 감소로 은행채 발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해 10월 현재 은행채 순발행액은 39조189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발행액 38조774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9월과 10월만 약 10조가량을 순발행했다. 또 CD 조달도 급증해 CD91일물 금리는 11월들어서만 0.12%포인트 급등해 5.47%를 기록중이다.
↑자료, KIS채권평가


기업들의 외화표시 채권 발행 시장도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0년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한라공조의 외화표시 채권 발행이 무산됐다. 달러표시 채권이 원화채권 발행금리보다 40-50bp가량 낮지만 신용경색에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관련 달러 수요가 겹치면서 달러 유동성이 충분치 못했기 때문이다.

한라공조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달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달러자금 흡수로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며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돼 원화표시 채권으로 전액 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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