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했던 L차장이 권고사직당한 이유

강지원 (주)솔루션 상무 | 2007.11.21 12:27

[경력관리 A to Z]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성공하려면

최근엔 대학을 마치고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입사할 때 여성이 수석 입학 하는 사례가 많으며, 처음 입사 후 두드러진 업무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모든 여성은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그렇게 능력 있고 멋진 커리어를 쌓았던 많은 여성 전문인력들이 애인이 생기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점점 자신의 실력은 발휘하지 못한 채 뒤쳐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는 출산과 육아, 가족 내에서의 며느리의 역할 등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되지만, 결과적으로는 여성들의 직업에 대한 목적의식이나 프로페셔널리즘의 결여가 결국 여성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간에 직장생활을 막 시작할 때는 대부분 경력 관리나 직업의식, 경력목표 등이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연차가 늘어나면서 남성은 가족 부양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경쟁하면서 변화하고 성장하여 목표를 더 확실하게 세우는 반면,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며 급격한 도태를 겪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던 L차장은 업무도 잘하고 젊은 나이에 승진도 빠른 편이라 성공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자라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아이가 수시로 엄마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업무에 집중하기 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잦은 휴가와 외출을 반복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주변에서도 모두 이해하고 도움을 주려는 분위기였지만,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동료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고, 급기야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20여년차 직장인이자 아이 엄마인 필자도 선배로서 L차장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누구도 슈퍼맘이 될 수는 없다. 슈퍼맘이 돼야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어차피 엄마가 모든 것을 해줄 수 없다면, 아이에게도 혼자 설수 있는 시간과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일깨워 주는 게 차라리 현실적인 방법이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업무의 경중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듯이 아이와의 생활도 '선택과 집중'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대부분의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하지만 집에 있다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질을 높이고, '아이 곁에 꼭 엄마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만 일하는 엄마와 아이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회사에서 열심히 경력을 쌓아가는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심각하게 사직을 고려하는 고비를 두,세번 정도 맞게 된다. 처음은 대개 아이를 낳고 다시 회사로 복직할 때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회사에 출근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고, 그 다음이 첫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준비물, 숙제, 시험 등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될 때다.
그런 중에 같은 반 전업주부 엄마들의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아이교육에 대한 정보에서 소외되고, 그러다 보면 우리아이만 뒤쳐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사직을 고민하게 된다.
 
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스스로가 직장과 가정 중 어느 한가지를 선택하고 희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느끼면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다. 둘 사이의 균형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며 조금은 느긋하게 문제를 풀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전업주부인 엄마들의 모임에 참여하려 노력해보고, 안되면 직장인 엄마들끼리 모임을 만들어 서로 돕는 등 대안을 찾아보는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와도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엄마의 입장과 생각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꼭 조언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여 쫓기듯이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말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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