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까지만 해도 2000 안착 가능성을 저울질했던 증시는 1900을 뚫고 내려왔고 1800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수를 2000까지 끌어올리는데 큰 힘을 실었던 중국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가치주도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조정을 놓고 중국 관련주의 매수 기회라는 의견과 새로운 말로 갈아타야 할 변곡점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수가 2000을 재돌파한 후 1800선까지 밀린 최근 한달 동안 외국인과 투신은 무엇을 사고 팔았을까.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한달 동안 대부분의 중국 관련주를 팔아치웠다. 반면 투신은 종목별로 엇갈린 움직임을 나타냈다.
외국인은 STX팬오션에 대해 2100만주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고, 두산중공업(327만주)과 포스코(165만주), STX조선(124만주), 현대중공업(63만주) 등 중국 성장을 배경으로 급등한 조선 및 철강주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은 증권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주로 압축됐다. LG화학을 700만주 가까이 순매수한 외국인은 하나금융지주(344만주)와 우리투자증권(311만주), LIG손해보험(254만주), 현대증권(218만주), 서울증권(208만주)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중국 관련주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도 148만주 순매수했다.
한편 같은 기간 투신은 STX팬오션을 557만주 팔아치웠고 두산인프라코어(321만주)와 현대제철(160만주), 한진해운(133만주), 대우조선해양(125만주)을 100만주 이상 순매도했다. 반면 두산중공업을 200만주 가까이 사들였고 STX조선(79만주)과 현대중공업(60만주), 포스코(50만주) 등을 순매수해 중국 관련주에 대해 종목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취했다.
조정을 틈타 투신이 펀드에 담은 종목은 무엇일까. 최근 한달 동안 투신은 LG필립스LCD를 1000만주 가까이 사들인 것을 포함해 LG전자(363만주), 삼성전자(94만주) 등 주요 IT 종목의 비중을 높였다. 이밖에 일부 건설주와 증권주, 자동차 종목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신은 우리투자증권과 우리금융을 각각 300만주 이상 순매도하는 등 증권 및 은행주 보유 물량을 줄였다.
중국 관련주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엇갈린다. 가격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중국의 성장 스토리가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종목의 상승 기조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상반된다.
일부 투자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이 지루한 조정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 관련주의 공백을 메워줄 뚜렷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지만 펀드가 사들이는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S투자자문 대표는 "외국계 투자기관에서는 2008년도에 중국과 미국 경제가 동시에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 루머일 가능성이 높지만 달러 자금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미국정부의 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보이콧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하며 "중국에서 자금을 회수해 자금 경색을 대비하려는 행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은 '중국은 경제 거품 때문에 고민스럽고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신용경색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기관화 장세에서 기관이 매수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하지만 시장상황도 예의 주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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