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10대 운용사로 시장집중 유난히 심해

김성호 기자 | 2007.11.20 15:11

순자산기준 점유율 70%육박..美·유럽은 50%미만

한국과 일본의 자산운용시장이 주요 대형운용사에 의한 시장집중이 유난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외국계 운용사들이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만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2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자산운용사의 지난 16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200조9730억원(일임 제외)으로 전체 순자산총액의 61.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 지난 8월 기준 10대 자산운용사 순자산총액이 59조20억엔으로 무려 76.4%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유럽은 각각 8월말 기준 순자산총액이 5조6794억8100만달러, 2086억7300만유로로 49.4%, 45.6%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10대 자산운용사의 편중 정도가 낮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은 운용사별 점유율 편차도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체 시장의 16.7%를, 삼성투신이 7.7%를 차지하고 있어 1, 2 격차가 6%p이상 차이가 나며, 일본은 노무라가 22.9%를 기록하며 압도적이고, 다이와와 니코가 13.2%, 10.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피델리티와 캐피탈 리서치 & 매니즈먼트의 점유율이 각각 12%, 11.4%로 박빙을 이루고 있고, 유럽 역시 1위인 피델리티와 2, 3위 운용사의 점유율 차이가 1%p도 채 나지 않는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의 자산운용시장에서 주요 운용사들이 점유율 비중이 높은 이유는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자산운용사)가 없기 때문. 또 수익률 위주의 경쟁 탓에 특정 자산운용사의 단기 수익률만 보고 자금을 집중적으로 맡기는 투자행태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한편 여타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에선 외국계 운용사들이 별다른 활약을 못하고 있다. 외국계 운용사 중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상위 10위권내에 포함된 곳은 슈로더투신이 유일하다.

비록 하나UBS, 신한BNP 등이 포함돼 있지만 국내사와 합작 설립된 곳으로 순수 외국계 자산운용사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피델리티는 미국과 유럽에선 가장 많은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10위권내에 포함돼 있지만 국내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로컬(한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다, 선보이는 상품들이 국내 투자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아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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