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김경준 對 삼성+이명박

머니투데이 이백규 산업부장 | 2007.11.20 12:15
김용철 변호사와 김경준 전BBK투자자문 대표. 양 金김씨가 우리나라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불과 한달 앞두고 아무도 예상 못했던 상황에서 느닷없이 혜성과 같이 등장해 나라전체를 여기저기 온통 들쑤셔 놓고 있다.

김변은 국내 최대 재벌 삼성을 입으로 농락하고 있고 김씨는 현재까지로는 당선이 유력한 이명박(MB)후보 저격수로 나섰다. 현시점에서 각기 자기분야에서 한국 최강을 자랑하는 삼성과 MB에 맞서 나선 두김씨는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고 원했던 원치 안했든 향 후 정치 사회 판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사회적 선택을 했다.

이들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TV로 본 그들의 첫 인상은 잘 웃는다는 것이다. 김씨는 미국에서 귀국하던 날 공항에서 모여든 기자들을 보고는 "와우"라며 기분 좋을 때 내는 탄호성을 지르더니 수사요원에 연행되는 내내 싱글벙글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어제 야밤에 구속 수감될 때는 엄지손가락을 두 번 치켜 올리기도 했다. 주가조작으로 수백명 투자자 재산에 손상을 가하고 자신은 380억원을 빼돌린 범법자가 사죄와 반성은 커녕 오히려 게임의 승자가 된듯 어처구니 없이 행동한다.

김변은 입맛에 맛는 미디어를 골라 다니며 인터뷰를 하면서 옅은 웃음을 선보이고 있다. 민감하고 곤란한 질문에는 소리까지 내며 실실 웃어 넘긴다.

물론 이들의 언행이 가볍다 해서 그들이 제기한 문제의 무게가 가벼워 진다거나 중요도가 덜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의 운명과 향후 5년 정부를 이끌어갈 지도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그들의 언행이 이렇게 가벼워서야 하는 씁쓰름함을 지울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두 김씨의 공통점이 경망스러움이라면 삼성과 엠비는 도덕성에서 공격받고 있다는 점이 같다. 엠비는 돈에 관한한 도덕적이지 못한 구석이 많다.

현대그룹 직장인으로서 치부과정이 그렇고 정치 입문후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투자회사 투자문제도 그렇다. 이재와 절세는 아무리 지나쳐도 넘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범인에게나 적용될 법한 얘기이다.

그는 대권 도전 의사를 천명한 연후에도 비록 자녀를 위한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도덕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재산을 관리했다.


삼성 문제는 근본적으로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당사자들간의 시각차이에서 비롯되지만 이면에는 비도덕성이 깔려있다. 비록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는 경영권 이양이라 하지만 하지만 주식발행과 인수, 재산증식, 세금 납부 과정에서 우리나라 최고이자 최대 부자로서의 당당함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이번 김변 사태에서 드러났듯 도덕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검사와 판사들을 관리하려 했다. 본질을 덮어둔채 관리로 넘기려 했다. 관점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삼성이 잘못되길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삼성은 일이 이렇게 된바에야 본질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들지 말고 당당하게 정면돌파 해야 할 것이다. 실정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부각할게 아니라 정서법상 미움을 받는 일들을 차제에 털어 버리고 사회적 대타협을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10년간 빠져 있는 에버랜드 CB라는 수렁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코너에 몰린 삼성과 엠비의 대응 못지 않게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두 김씨의 속내이다. 김씨는 왜 이런 민감한 시기에 제발로 감방행을 선택했고 수사검사가 뭐라 했기에 수감되면서 게임의 승자인냥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을까.

김변은 배은망덕하다는 욕을 들어먹으면서까지 10년가까이 자신을 돌봐준 삼성의 이면을 들춰내려 하는 것일까. 또 100억을 받아 다 어디다 썼길래 부천의 노래방을 운영했고 양평의 콘테이너 집은 또 무엇인가. 삼성이 그렇게 비도덕적이라면 이종왕 후임 법무팀장처럼 삼성에서 받은 재물들을 사회에 환원하는게 정도가 아닐까.
1972년 미국의 워터게이트, 92년 이탈리아의 '깨끗한 손(마니폴리테)'는 내부자의 양심선언에서 비롯됐다. 사적 이해관계나 복수심과는 거리가 먼 공익과 정의를 위한 맑고 고운 행위이었기에 정권까지 교체하는 폭발력을 발휘했다.

가리키는 달은 보지않고 왜 손가락만 집착하는지 서운해할지 모르지만 김변이 진정 사회적 의인이 되기를 원한다면 우선 스스로를 뒤돌아 보고 정갈한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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