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빅4'의 고민, "주가는 안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7.11.20 17:25

전반적인 약세 속 내부 사정 따라 주가 차별화

"요즘요? 주가 빠지는 게 제일 큰 고민이죠."

최근 은행 '빅4'(은행지주회사 포함) 최고경영자(CEO)들의 큰 걱정은 주가다. 예금이탈, 시장포화, 경쟁심화 등 은행업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의 내용이나 깊이가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사업포트폴리오나 지배구조 등 처한 현실이 다른 탓이다.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 주가도 미묘하지만 차별화되고 있다.


◇하나금융 "얼마 만이냐"=하나금융지주가 모처럼 주가에 반색하고 있다. 최근 한달새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때문이다. 지난달 22일(4만950원) 4만선을 위협받기도 한 주가는 20일 4만435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9%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이 기간만 보면 은행 '빅4'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캐피털그룹 등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가 이어진 것도 반길 일이다.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9월19일 73.72%에서 전날 78.54%까지 높아졌다.

하나금융의 주가 반등은 '낙폭과대'와 비은행부문 육성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등이 함께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비은행부문에 대해 △해외 유수 금융기관과 합작△외부 전문 CEO 수혈 △은행 수익으로 비은행부문 자금 확충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하나금융이 M&A를 하든, 당하든 M&A와 연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와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의 주가 반등은 다른 은행주들보다 먼저 하락한 영향이 크다"며 "비은행부문 육성전략 등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아직 평가를 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지배구조 탓?=우리금융 주가는 이날 1만7300원으로 올들어 21.7% 떨어져 빅4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를 안쓰럽게 보는 이들이 많다. 가계와 기업 등 고른 고객기반, 우수한 인력풀 등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반적인 은행주 하락에 부채담보부증권(CDO) 투자 등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비교적 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은 점 등이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배구조가 갖는 한계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적극적인 M&A나 신속한 사업구조 개편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

구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 문제는 펀더멘털에 관한 문제는 아니지만 주요한 부수요인은 된다"며 "우리금융의 경우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M&A주로서의 대접도 못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주춤"=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 연임과 함께 지주회사 전환, 소비자금융 진출 등을 선언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대비 13% 하락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고객수, 저원가성 예금, 카드자산 등에서 가진 것은 많은 은행이지만 이를 토대로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이냐는 아직 확실한 게 없다"고 말했다.

LG카드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던 신한지주 주가는 최근 주춤하고 있다. 최근 상대적인 강세에 따른 반작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신용카드 인수 효과가 이제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지주 주가는 이날 5만300원으로 빅4 중 유일하게 지난해 연말 주가(4만7500원) 대비 상승했지만 최근 1개월 주가는 약세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카드부문 수익성도 고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있다"며 "신한지주도 실제로 어느 정도 경영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한 시점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