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는 '쪽박' 차도 월가는 보너스 잔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20 07:48
미국 신용위기로 주식투자자들은 올해를 2002년 이후 최악의 한해로 기억할 것이다. 증권업종 시가총액만 740억달러가 증발했다. 증권사 실적도 한마디로 엉망이다. 하지만 증권사 임직원들은 이같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받게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자체 집계를 통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가의 5대 증권사인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은 18만6000명의 임직원에게 총 380억달러를 보너스로 지급할 전망이다.

이는 1인당 20만1500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린 5대 증권사는 총 360억달러를 보너스로 지급했다. 대규모 상각 등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사 수익의 원천인 인재를 계속 데리고 있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시선도 있지만 엄청난 손실을 입은 주주들은 차가운 눈길을 보내는 상황이다. 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짐 로저스는 얼마전 "월가의 보너스가 너무 많다"며 주식을 팔아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모기지 사업부를 제외한 부서에서는 높은 수익을 올렸고, 이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퇴진한 스탠리 오닐에 이어 메릴린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존 테인(전 뉴욕증권거래소 CEO)은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메릴린치가 영위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은 실질적으로 잘해왔다"며 "직원이 실적을 올린 대로 지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그러나 3분기에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메릴린치가 신임 CEO에게 5년간 현금과 주식을 포함 적어도 4400만달러라는 거액의 연봉을 주기로 한 것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통상 월가 증권사들은 매출의 50%가 못 미치는 액수를 임금과 보너스를 포함한 각종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다. 올해 보너스 추정치는 5년간 평균치에 바탕을 둔 것이다. 연말 보너스가 통상 전체 보상의 60%를 차지한다.

5대 증권사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1~9월까지 보너스를 포함한 임직원 보상을 위해 524억달러를 따로 마련해두었다고 주주들에게 공개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9% 증가한 수치다. 연간 보상 총액은 62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보너스 총액은 헤지펀드, 차입매수(LBO) 회사들, JP모간이나 도이치방크 등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이 수치는 스리랑카, 레바논, 불가리아의 GDP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5대 증권사 평균 보너스 20만1500달러는 지난해 미국 증산층 수입 4만8201달러의 4배를 넘는다.

월가 보너스가 줄어든 것은 엔론과 월드컴이 파산하면서 S&P500지수가 23% 급락한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5대 증권사의 매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1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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