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카자흐스탄 정부와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카자흐스탄의 신용위험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불안이 지속될 경우 올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만기 도래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외채 상환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한국 건설업체인 동일하이빌, 성원건설, 범양건설 및 삼부토건 등이 프로젝트 건설 사업을 시행중이며 다른 대기업과 중소기업들도 진출해 있다.
21일 국제금융센터(KCIF)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은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멕시코가 같은 기간 86bp에서 85bp로 큰 변화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CDS는 신용위험을 사고 파는 거래로 프리미엄 상승은 신용위험이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카자흐스탄 정부와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S&P는 국가등급을 BBB에서 BBB-로, 무디스는 상위 6개 은행의 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렸다. 피치(Fitch)도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Positive(긍정적)에서 Stable(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카자흐스탄의 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은행들은 연평균 10.9%의 고속 경제성장 탓에 대출이 급증했다. 대출재원은 주로 해외차입을 통해 마련했다.
카자흐스탄 은행들의 대외채무는2004년 76억8200만달러에서 2006년 333억4200만달러, 2007년6월말에는 459억2200만 달러로 3년반 새 무려 6배나 늘었다. 450억달러는 GDP의 50% 수준이다. 그러나 신용위기가 발생하면서 해외차입이 막히면서 차환(리파이낸싱)이 어려워 진 것.
장기 해외차입이 막히자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단기차입에 나섰다. 올 7월이후 약 100억달러를 단기로 차입했다. 그러나 신용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단기차입은 카자스흐스탄 금융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코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조달금리가 오르고 차입 여건이 악화되는 등 카자흐스탄은 국제적 신용경색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며 "실제로 카자흐스탄 금융권은 지난 8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의 영향을 받으면서 아직까지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카자흐스탄은 해외차입이 막힌 가운데 예금도 줄고 있어 국내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은행 예금은 7월말 3조8000억 탱게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9월말에는 3조6000억 탱게로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 대출은 대출 재원 감소와 향후 자금조달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9월 이후 정체 상태다.
경기 전망 역시 회색빛이다. KCIF는 "금융산업과 건설부문이 GDP 증가율의 절반 정도를 기여하고 있어 양 부문의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경제성장률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자흐스탄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카자흐스탄 투자의 70%는 건설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동일하이빌, 성원건설, 범양건설 및 삼부토건 등이 프로젝트 건설을 진행중이다.
다만 코트라는 "건설경기 둔화로 단기적인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지 건설 프로젝트를 싼 값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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