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달러 약세에 불만 고조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1.19 11:46
196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립 이후 세번째 정상회담에서는 기록적인 '약달러'가 최고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 18일 OPEC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자국의 현금 보유고를 약세를 보이는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바꾸는데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를 '가치가 없는 휴지 조각'이라고 폄하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미국의 동맹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대통령이 정상회담 선언문에 약달러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한 직후 나왔다. 압둘라 대통령은 OPEC 의장이기도하다.

아마디네자드는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미국은 원유를 가져가고 가치가 없는 휴지조각을 대신 준다"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달러화 약세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 대통령은 OPEC 안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위가 이란과 베네주엘라 등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도 했다.

원유는 국제시장에서 미국 달러로 산정돼 거래된다. 약달러가 지속되면서 OPEC을 비롯한 원유 생산자들은 불만이 크다. 유가는 오르는 반면 달러 보유고는 줄어드는 이중의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란 대통령은 또 "회원국들은 달러화를 대체해 보다 믿을 만한 통화로 외환보유고를 바꾸길 원한다. 일부는 원유 거래를 위해 달러가 아닌 다른 단일 통화를 지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베네주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달러 제국은 끝이 났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달러화가 낙하산 없이 자유 낙하하고 있다"며 유로화가 나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압둘라 국왕이 정상회담을 원유 산업의 환경 영향 등 비정치적인 쪽으로 몰아가려했으나 회원국간의 반발이 적지않았다. 미국에 대해 강선인 이란과 베네주엘라가 주도했다.

이번 회의 개막 연설 때 차베스는 "OPEC은 적극적인 정치 기구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했으나 압둘라는 "기구는 적절하고 현명하게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맞섰다.

결국 12월에 있는 다음 재무장관 회담때 약달러 문제를 연구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하지만 약달러 추세가 바뀌지 않는한 석유 생산국들의 불만은 더할 수 밖에 없고, 반(反) 달러화 연합 전선은 세를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부 중동국가들은 달러화 교환비율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달러 연동 환율제(페그제)를 채택하는 사우디와 UAE 등이 약달러의 한 대안으로 교환비율 조정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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