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경영지원회사(MSO), 의료빌딩 착공 논란

최은미 기자 | 2007.11.20 08:27
의료장비를 포함한 모든 의료시스템을 갖춘 공간을 제공, 각 전문분야 의사들이 몸만 들어와서 진료할 수 있는 종합의료빌딩이 공사에 들어갔다.

이 공사의 주체가 병원경영에 대한 홍보 관리 등을 지원하도록 허용된 병원경영지원회사(MSO)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MSO가 직접 메디컬빌딩을 건립, 의사들에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형태만큼 의료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예치과네트워크 박인출 대표원장은 ㈜에버원솔루션을 설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지하5층 지상 15층 규모의 '최첨단 웰빙 원스톱 메디칼 쇼핑센터'인 에버원솔루션 병원경영지원시설 1호점 건설에 나섰다.

이 빌딩은 지난 9일 착공했으며 오는 2009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버원솔루션은 자본금 14억원으로 설립된 MSO로 증자를 통해 36억원으로 자본금을 확충했다. 이번 에버원빌딩 건설을 위해 은행권에서 저리로 375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았다.

주식회사 형태로 병원경영에 대한 홍보 관리 등을 지원하는 MSO가 단순 사무지원에서 탈피, 의료장비 등 제반시설을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메디컬몰 건설에 뛰어든 것이다.

에버솔루션이 제공하는 메디컬몰은 빌딩을 세우고 의료기관을 유치한후 공간을 임대하는 기존의 메디컬빌딩과는 구별된다. 에버원빌딩 1호점은 공간임대를 넘어 장비와 인력채용 등 진료이외의 모든 부분을 커버하며 의사는 와서 진료만 하면 되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같은 서비스의 대가로 에버원솔루션이 받는 것은 건물 보증금이나 임대료가 아닌 ‘수수료’다.

박인출 에버원솔루션 대표는 “예치과네트워크의 MSO인 메디파트너에서 이미 메디컬빌딩 사업을 진행해봤지만 각 의료기관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돼 한데 모여있다는 데에서 나오는 시너지효과가 전혀 없었을 뿐더러 일부는 환자까지 겹쳐 불화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입점한 모든 의료기관을 아우르는 주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에버원빌딩에 입점하는 의사들은 말 그대로 ‘몸’만 와서 진료할 수 있다. 빌딩에 공간은 물론 의료장비까지 마련돼 있어 의사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초기시설투자금이 전혀 없이 IT(정보기술)솔루션, 직원교육, 법률상담 등 각종 제반경영지원을 받을 수 있다.

MSO가 설립한 메디컬빌딩에서 의사들은 진료에만 매진하고 운영 전반은 MSO가 책임지는 점은 기존 MSO보다도 훨씬 앞선 형태인 것이다.

하지만 MSO가 병원의 모든 인프라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만큼 논란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기관의 설립주체 문제에 있어 불법으로 비춰질 소지도 다분하다. 현 의료법은 의료기관의 설립주체를 의사나 비영리 법인으로 한정시키고 있는데, 에버원빌딩의 경우 의료기관의 소유권을 에버원솔루션에서 갖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수환 에버원솔루션 사장은 “지금은 MSO에 대한 정의 조차 모호한 상황”이라며 “수십, 수백번의 유권해석과정을 거치는 한이 있더라도 꼭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인 만큼 법에 가로막혀 있지만은 않겠다는 의사의 표명이다.

에버원빌딩 1호점이 2009년 완공에 맞춰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빌딩에 어떤 진료과를 입점시킬 것인지, 의사들과 어떤 내용으로 계약을 맺을지 등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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