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칼럼]단백질지도, 그 무한한 잠재성

이종서 에이비프런티어 대표 | 2007.11.19 12:34

이종서 대표의 단백질의약품 바로알기④

아침에 신문을 받아보면 "ㅁㅁㅁ 박사 암의 발병원인이 되는 OO 단백질 발견, 새로운 치료법 열려" 라는 기사를 자주 보게 된다. 여러 번 비슷한 내용을 접하다 보니 독자들은 "아니 그런 뉴스가 나온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암을 정복하지 못할까?" 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자칫 오해로 의생명관련 과학자들이 양치기 소년처럼 느껴 질 수도 있다.

왜 질환 단백질들이 계속 발견되어도 병의 완치제 개발은 그처럼 더디게 이뤄지는 것일까? 이는 단백질의 다양성에 있다.

우리 몸 속에는 100만 종류의 단백질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 종류나 숫자만도 압도될 듯 한 이들 단백질은 마치 축구 골대의 그물처럼 또는 솜사탕처럼 매우 복잡하게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 외부의 커다란 환경요인이나 스트레스는 축구공이 날아와 골 그물을 흔들어 놓는 것처럼 우리 몸 속의 단백질 네트워크들을 출렁이게 만든다. 그물이 튼튼하면 공은 이내 그물 안에 떨어져 버린다. 하지만 축구공이 그물 중 일부를 끊어 놓거나 이미 헤져서 구멍 난 곳을 향하였다면 공은 쉽게 그물 바깥으로 날아가 버린다.

사람의 몸 속 단백질들도 같은 이치이다. 체내의 모든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위험요소가 와도 서로가 함께 작용하여 이러한 위기에 대처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단백질의 양이 많고 적음 또는 작용에 문제가 있을 경우 질환으로 발병하고 만다. 한 두개의 단백질이 문제가 되어 나타난 질환이라면 진단과 완치가 쉽게 이뤄질 수도 있겠으나 이는 흔치 않은 경우다. 앞으로 정복 되어야 할 대부분의 성인 질환은 여러 단백질들이 서로 연관된 복합적인 단백질 이상을 갖고 있어 원인 규명없이는 치료가 힘들다.

전회에 설명한 값비싼 항체치료제를 같은 병상의 암환자들에게 처치하여도 어떤 환자는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이는 반면 어떤 환자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 이는 같은 부위의 암 환자들도 실제 자신들의 몸 속에서 어떤 단백질들이 문제가 되어 암으로 발병 했는지에 따라 개인별로 치료의 효과가 확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세포는 죽는지, 어떤 메카니즘으로 우리 뇌는 기억하고 생각하는지, 사람은 환경에 어떻게 대처 하는지, 정말 오래 살수 있는 지 등 알고 싶고 궁금한 것이 많은데 이러한 대답과 개선책이 우리 몸 속 단백질들에 대한 연구로부터 얻어지고 있다.


인간 단백질을 정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어나가듯 하나하나 천천히 연구해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과학자들에게는 필요하며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다행히 과거에는 한 두개의 관련 단백질을 연구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나 이제는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이용하여 한번에 많은 수의 단백질을 연구할 수 있는 기술이 운용되고 있고 'From bench to bed'라 불리는 접근법으로 연구실험실의 기초 연구가 지체없이 환자에게 응용되도록 하는 헌신적 노력들이 빈번하다.

과학자들은 단백질들에 대한 연구의 총체적 집대성을 인간 단백질 지도라 부르며, 머지않아 사람이 지닌 100만가지 단백질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 속에는 특정 단백질을 이루고 있는 아미노산 정보와 구조,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작용하는 조직과 세포의 위치, 나타나는 시간과 양 등의 정보등을 담고 있다. 또 그 단백질의 기능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때 어떤 현상이나 질환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다.

필자는 가끔 다음과 같은 미래의 모습을 상상을 해본다.

한편에는 전체 인간 단백질들이 각기 작은 병에 넣어져 단백질박스 안에 나란히 정리 되어 있다. 다른 한편에는 같은 단백질들에 반응하여 양을 줄일수 있는 항체들도 각각 항체박스에 정리되어 있다. 이 두 가지 박스는 인체의 고장난 단백질을 치료할 수 있는 툴박스 이다. 환자는 의료기관에서 어떤 단백질이 문제가 되는지 검사한다. 의사는 이 툴박스로 특정 단백질이 모자란 이에게는 더 보충을 해주고 많은 이에게는 항체로 줄이게끔 처치하여 준다. 증상에 따라서는 여러가지 단백질과 항체가 뒤섞인 칵테일을 처방하여주는 인간 단백질 지도 세상이 멀지 않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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